전당대회 앞두고 출마자 목소리 제각각
김문수 "전한길 입당 수용해야" vs 안철수 "전길당 되려는 것"
조경태 "극우와 단절해야"...장동혁 "나 극우 아니다"
당 혁신위 표류...쇄신 실종, 위기의식 팽배

전한길 한국사 강사. 연합뉴스. 
전한길 한국사 강사. 연합뉴스. 

8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레이스에 돌입한 출마자들이 당 정체성과 노선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며 초반부터 격돌하는 모양새다. 

논란의 도화선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장관이다. 그는 지난 20일 대표 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최근 입당한 극우 성향 인물 전한길 씨에 대해 "문제가 없으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해 극우 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후보는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주도한 인적 쇄신안에 대해서도 "당이 깨지는 방향으로의 혁신은 자해행위"라고 일축하며 개혁 의지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쇄신'을 기대했던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내외 인사들이 기대보다 우려를 더 표출하는 이유다.

실제로 윤 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는 지도부의 견제와 무력화 시도로 이미 기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한과 독립성이 보장받지 않는 혁신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고, 전당대회 국면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자. 왼쪽부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조경태 의원, 안철수 의원, 장동혁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자. 왼쪽부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조경태 의원, 안철수 의원, 장동혁 의원. 연합뉴스. 

지도부와 갈등 끝에 혁신위원장직을 내던지고 대표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 입에서 고운 소리가 나올리 없다. 안 후보는 21일 기자회견에서 "극단 세력까지 수용하겠다는 김 후보의 태도는 퇴행"이라며 "그분은 '친길(친 전한길)당 대표'가 되려는 것이냐"고 직격했다.

이어 "극단과의 절연 없이 정권과 싸울 명분도 없다"며 "우리당이 다시 국민에게 신뢰받으려면 해체 수준의 혁신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출마를 선언한 조경태 의원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 의원은 "우리 당은 보수의 정신과 가치를 스스로 어겼다. 극우 세력과 구태 세력에 둘러싸이면 당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고 했다. 조 의원은 보수의 재건과 전국정당화, 인적 쇄신을 공약하며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임을 경고했다.

또다른 당권 주자인 장동혁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이 '극우'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연일 내부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고 개탄했다. 장 의원은 "일부 낡은 언론과 탄핵 찬성 세력이 나를 극우로 몰고 있다", "당대표가 되어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7월 31일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8월 22일 충북 오송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새 당대표를 선출한다. 당원 투표 80%, 국민 여론조사 20%가 합산으로 최종 후보를 결정한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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