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교수와 대담 "대한민국도 평화배당 누려야"
"낙담 말고 엉킨 실타래 풀어야…남북 공존 시대 열 것"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 대학교 교수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 대학교 교수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주의나 정의, 평화는 추상적 가치나 비용이 아니라 현실적 이익"이라고 강조하며 한반도 평화 정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18일 오후 한국을 방문한 미국 하버드대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 교수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접견해 '평화배당' 개념을 화두로 대화를 나눴다. 지난 2021년 '화상 대담' 이후 약 4년 만의 만남이다.

샌델 교수는 자신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정의란 단순히 개인의 권리나 효용 계산이 아닌, 공동체적 가치와 도덕적 토대를 바탕으로 결정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4년 전 화상 대담에서도 많은 가르침을 받았는데, 교수님이 말씀하신 정의로운 사회나 최근 언급하신 평화배당 개념은 국민들에게 각별한 울림을 주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평화 체제를 구축해 국민 모두가 평화배당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와 평화가 우리의 일상과 동떨어진 이상적인 이념으로만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매우 현실적인 이익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샌델 교수는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면 한국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양극화 해소에도 도움이 되고, 민주주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화답했고, 이 대통령은 "영향력 있는 분들이 평화와 정의가 곧 '현실적 이익'임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보다 앞서 샌델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25 국제한반도포럼(GKF)' 기조연설에서 "오늘날 민주주의 위기와 한반도 공존은 별개의 주제가 아니며 깊이 연결돼 있다"고 발언했다.

샌델 교수는 "내부의 민주적 공존 없이는 남북 공존도 불가능하다"며, 이를 위해 전쟁·폭력의 부재, 상호 존중, 공동의 목적과 정체성 공유를 공존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도 같은 포럼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이제는 남북 간 대립과 적대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며 "정부는 군사적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를 출범 초기부터 취해왔고, 앞으로도 이를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엉킨 실타래일수록 인내심을 갖고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야 한다"며 "긴 안목으로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의 한반도 새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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