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면·정직·감봉 줄줄이…음주운전·법인카드 유흥업소 사용도
보안 컨트롤타워 역할 못 해...과기부 특단 대책 주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청사. KISA 자료사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청사. KISA 자료사진. 

최근 통신사와 카드사를 강타한 해킹 사고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사이버 보안 대응을 총괄하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직원들의 기강해이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안산시을)이 KISA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6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3년간 직장이탈, 음주운전, 겸업 등 각종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은 총 33명에 달했다.

연도별 징계 인원은 △2022년 2명 △2023년 25명 △2024년 3명 △2025년 지난달까지 3명으로 집계됐다. 징계 수위는 △파면 2명 △정직 5명 △감봉 8명 △견책 18명 등으로 다양했다.

사례를 보면, A씨(3급)는 보건휴가를 내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가 지난 2월 감봉 처분을 받았고, B씨(4급)는 겸업 사실이 적발돼 지난달 견책 처분을 받았다. C씨(3급)는 해외 출장 중 무단이탈해 개인 활동을 하고, 본인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특정 회사 제품을 홍보하다 2023년 12월 파면됐다.

또 D씨(2급)는 2023년 7월 유흥업소와 숙박업소에서 수천만 원대 법인카드를 사용해 파면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3급 3명과 4급 1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김현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김현 의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김현 페이스북. 

이 같은 상황은 SK텔레콤과 KT 등 주요 통신사, SGI서울보증, 롯데카드까지 해킹 피해가 잇따르며 국민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현실과 대비된다. 실제 KISA에 접수된 해킹·바이러스 상담 건수는 △2022년 6만2471건 △2023년 4만8631건 △2024년 3만4149건 △2025년 지난달까지 2만5967건에 이르는 등 매년 수만 건에 달한다.

KISA는 해킹, 바이러스 대응과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2009년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김현 의원은 "개인정보 유출 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지만, 이를 적극 대응해야 할 KISA는 기강 해이와 소극적 업무 행태 등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안 기술자들이 해킹 기술을 쫓아가기도 벅찬 상황에서 KISA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감독기관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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