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상명대 경영학과 교수)은 “자동차 보험 통신 판매 허용이 소비자 선택권 강화와 금융 서비스 품질 제고로 이어질 것”이라며 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 “규제 완화로 경쟁 촉진·보험료 인하…캐피탈사 역할 재정립 필요”

22일 한국신용카드학회는 서울 종로구 은행연합회관에서 ‘금융혁신·디지털 전환 시대의 캐피탈사의 역할과 제도 개선’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지용 한국신용카드학회장은 “자동차 보험 통신 판매 허용은 생산적 금융 및 포용금융 논의와 맞닿아 있다”며 “정부의 금융 조직 개편, 금융 혁신 수요, 디지털 금융기술 발전과 함께 업권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빅 블러(Big Blur)’라고 불리는 업권 간 경계 해체가 이미 본격화됐고, 금융사들의 겸업화가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며 “캐피탈사는 할부·리스·렌탈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사로서 산업체 자금지원과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캐피탈 업권은 그간 제도적 지원에서 상대적으로 규제 차별에 직면해 왔다”며 “자동차 보험 통신 판매 허용은 소비자 편익 증대와 시장 경쟁 촉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또 “해외 주요 연구 사례를 보더라도 과도한 규제가 금융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해 소비자 후생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분석이 많다”며 “특히 보험 대리점 규제 완화는 시장 내 경쟁을 심화시키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은 보험료 인하, 소비자 만족도 제고, 과점 구조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자동차 보험 통신 판매 허용 역시 평균 보험료 인하와 소비자 권익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형 보험사들 역시 자동차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활성화와 캐피탈사의 진입을 환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장 점유율 확대와 손해율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반면 일부에서는 전문성 부족과 ‘꺾기 관행’ 가능성을 우려하지만 이는 공정위와 금융당국의 모니터링 체계 속에서 충분히 관리 가능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서 학회장은 “자동차 보험 통신 판매 허용이 경쟁 촉진과 소비자 선택권 강화로 이어진다면 금융 서비스 품질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며 “이는 곧 자동차 산업 자금 조달을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으로 연결될 수 있어 선진국들처럼 규제 완화와 채널 다변화를 통해 금융 혁신과 소비자 편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캐피탈사, EV 확산의 금융 가교 역할을 해야”

박태준 여신금융협회 실장은 “국내 전기차(EV) 시장은 초기 보조금 중심 성장 이후 성장이 둔화되며 캐즘(Chasm)에 빠져 있다”며 “이 상황에서 금융의 역할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캐즘이란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초기 수용자 집단을 넘어서 일반 대중에게 확산되기 전 반드시 넘어야 하는 간극을 뜻한다.

박 실장은 “은행은 보수적 대출·할부 중심이라 EV 보급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반면 캐피탈사는 자동차금융 경험과 구조화 역량을 바탕으로 EV 시장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금융적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V 금융은 잔존가치 불확실성, 복잡한 상품 설계, 정책 변화 등 다양한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캐피탈사가 포트폴리오 운영 경험을 활용하면 이러한 마찰 요인을 흡수·관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실장은 “잔존가치 보장(RVG) 상품 활성화, 사용량 기반 금융상품 제도화, 배터리 분리 금융 역량 강화, 정책 인센티브 단순화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런 기반이 마련돼야 캐피탈사의 금융 잠재력이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EV 확산을 위한 제도 개선과 금융 혁신은 결국 소비자 후생 증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캐피탈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주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거대한 변화의 한가운데 서 있다”며 “금융 산업은 그 어떤 분야보다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고, 캐피탈 산업 역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모빌리티 전환과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디지털 혁신은 여신 산업이 반드시 고민해야 할 지점”이라며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국민 속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라는 기반이 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회장은 “최근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과거 부동산, 가계대출 등 비생산적 부문에 집중됐던 자금의 흐름을 이제는 첨단 산업과 벤처기업, 미래 혁신산업,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실물 경제 성장 부문으로 돌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 역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고 제도를 전면 검토하며 금융회사가 기업과 산업의 혁신 성장에 자금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캐피탈 산업이 정책의 큰 축이자 실물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생산적 금융의 실제 구현에 앞장선다면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금융의 진정한 역할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