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방산업체 향후 10년 이상 고정된 수요 존재”
글로벌 가치사슬 기반의 전략형 투자...방산 '시장화' 급진전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상장한 ACE 유럽방산TOP10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방어적 성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방산 산업, 성장과 투자 기회의 원천으로 봐야” 


23일 한투운용은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방산 펀드 세미나’를 열고 ‘ACE 유럽방산TOP10 ETF’를 소개했다. 해당 상품은 유럽 주요 방산기업 10곳에 집중 투자하는 테마형 상장지수펀드다. 프랑스 탈레스, 독일 라인메탈, 이탈리아 레오나르도 등 나토(NATO) 및 유럽연합(EU) 방위체계의 핵심 공급업체로 구성돼 있다. 

국내 방산펀드 상품과 비교해볼 때, 해당 상품은 단순한 정책 테마가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 기반의 전략형 투자 모델이라는 특징이 있다. 주요 투자 대상은 항공전자, 사이버보안, 해양플랫폼 등 기술 집약적 방산 분야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유럽 군수 섹터 10개사에 집중된 포트폴리오가 자칫 시장 하락기에 더 큰 수익 리스크를 야기하진 않을지”에 대해 질문했다.

남용수 한투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유럽 방산 ETF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향후 10년 이상 고정된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이라며 “이는 방산 산업의 구조적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남 본부장은 “해당 상품은 군수 산업에서 가장 큰 리스크인 ‘수주 절벽’을 제거한 기업들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다”며 “시장 조정이 올 때에도 비교적 방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 본부장은 “방산산업은 더 이상 정부의 의무적 지출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과 투자 기회의 원천으로 봐야 한다”며 “과거에는 국가가 조달·통제하던 영역이었지만, 최근에는 민간 기업과 자본의 유입을 통해 시장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산산업은 더 이상 의무 지출 대상이 아니라, 성장과 투자 기회의 원천으로 봐야 한다”며 “과거에는 국가가 조달·통제하던 영역이었지만, 최근에는 민간 기업과 자본의 유입을 통해 시장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남 본부장은 “방산을 국가 산업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해야 민간투자 확대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적인 계약 수익이 아니라, 중장기적 전략과 기술 경쟁력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업 분류 체계 자체를 재정비하고, 방산기업의 정보공시 체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방산기업들은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기업들과의 글로벌 밸류체인 경쟁에 직면해 있다”며 “해외는 이미 방산을 수출 기반 산업으로 인정하고 투자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국내도 이제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견·중소기업들은 글로벌 주문자 상표 제품 제조(OEM) 공급사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정책금융뿐 아니라 민간펀드가 결합될 경우 파급력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용수 본부장은 방산산업에 대한 금융시장 내 이해도 제고를 과제로 지목했다. 남 본부장은 “방산기업은 공시, 실적, 수주 패턴 등이 일반 제조업과 다르고, 군수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투자자 해석이 쉽지 않다”며 “정보 비대칭을 줄이기 위해 민·관 협력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남 본부장은 “펀드 출시만으로는 방산 투자 생태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산업계와 정부, 금융투자 업계가 공동으로 ‘방산 데이터 기반 정보 인프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 “K-방산, 수출 증가가 아닌 산업 체질 전환이 핵심


김현태 한투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은 “방위산업을 정책 테마가 아니라 구조적 성장 섹터로 봐야 한다”며 “전통적인 대기업 중심이 아닌 공급망 전반, 특히 첨단 방산 기술기업과 협력업체까지 고려해야 투자 판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2~3년 사이 K-방산 수출이 급증했지만, 단순한 수주 성과에 주목하기보단 산업 전반의 체질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봐야 한다”며 “무기체계 개발의 주도권이 방사청에서 민간 업체로 전환되고 있고, 공급망과 가치사슬 구조 자체가 개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정부가 업체를 지정하고 개발비를 전액 지원했다면, 지금은 일부 리스크를 민간이 먼저 부담하고 수요기관(국방부·방사청)과 공동개발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이는 기존 공공조달 위주의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게임”이라고 덧붙였다.

김 책임은 방산기업에 대한 투자 접근법도 기존과 달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수출 계약 소식에 일희일비할 게 아니라, 누가 어떤 기술을 중심으로 가치사슬을 지배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이는 단기 실적이 아닌 구조적 경쟁력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현태 한투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
김현태 한투운용 글로벌퀀트운용부 책임.

특히 그는 “방산 투자를 단순히 무기 수출과 연결시키는 것은 좁은 해석”이라며 “AI·우주항공·사이버보안 등과 융합된 방위 산업은 전통적인 방산기업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을 포함하고 있어, 테마 펀드의 구성도 이에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책임은 “비상장 영역이나 후방 가치사슬에 있는 소재·부품 기업이 향후 재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분석 역량과 투자 시계가 방산펀드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산펀드의 개인 투자자 대상 확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방산업종은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일반 투자자와 기관 간 정보 비대칭이 큰 영역”이라며 “공모펀드로 확장하려면 해당 정보를 어떻게 구조화·설명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김 책임은 “방산업은 본질적으로 사이클이 길고, 투자 회수가 더디며, 정책의존도가 높은 산업”이라며 “따라서 펀드 설정 시 단기 수익률만을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정책방향성과 공급망 구조 변화, 글로벌 규제환경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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