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구체안 공개
트럼프 "매우 똑똑하고 영리한 제스쳐"
폼페이오 "비핵화하면 북한 번영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북한은 이달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사회에 공개하는 구체안을 공개했다. 이에 미국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관대한 제스쳐'라고 환영했고 완전한 비핵화시 한국과 같은 경제번영 가능성을 언급하며 또 다시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1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과정을 중국과 러시아, 미국, 영국, 남한 등 5개국 기자들에게 공개한다. 북한은 기자단이 베이징-원산 항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전용기를 보장해 영공개방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또 원산에 기자단 숙소를 마련하고 프레스 센터도 설치한다. 취재활동을 위해 원산에서 북부 핵실험장까지 특별전용열차를 편성하고 열차 안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한다. 또 핵실험장 폐기 상황을 현지에서 취재·촬영해 프레스 센터에서 내보낼 수 있는 통신 조건도 보장하고 협조한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핵실험 시설을 해체하고 폐쇄하기로 한 계획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하면서 "대단히 영리하고도 관대한 제스쳐다!"라고 트위터에 환영의 글을 올렸다.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2차례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의 번영이라는 희망을 던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11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직후 진행한 공동회견에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북한에 평화와 번영으로 가득찬 미래가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상응대가로 미국의 대규모 경제지원도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의 핵보유능력 불능화라는 확고한 조건을 전제로 달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핵 해법과 관련해 여러 단계로 나누는 '살라미' 작전으로 이전 정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검증능력을 갖춘 다른 나라들과 공동으로 전례 없는 고강도·광범위 핵사찰·검증 프로세스에 전면적으로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비핵화 검증 작업이 핵 폐기 역사에서 가장 광범위한 사찰 활동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300여 명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관보다 많은 인력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가 이란을 버리고 북한에 포커스를 맞추며 그 동안 딜브레이커의 이미지를 버리고 딜메이커로 거듭나겠다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AP통신은 이란과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상반된 행보를 '버락 오바마'라는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가 취임 후 보인 충동적이고 변덕스러운 행보 이면에는 전임자인 오바마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전임자 오바마의 최대 업적으로 꼽히는 이란 핵협약에서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는 취임 이후 오바마의 성과를 원상태로 돌리는 데 집중했다. 국내에서는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흔들었고 국제적으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파리 기후변화협약,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했다.

이란 핵협약 탈퇴 직후 트럼프는 폼페이오 장관을 북한으로 보내 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하는 것은 물론 억류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데리고 나왔다. 트럼프는 이들이 미국 땅을 밟는 10일 새벽 3시 직접 마중을 나가 환영하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내외는 물론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까지 총출동하며 북한에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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