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지난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사말을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뉴스1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조(兆) 단위 투자 로드맵을 발표했다. 전기차, 반도체, 바이오, IT(정보기술) 등 첨단 산업과 인재 육성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이다. 


삼성, 5년간 450조원 투자

삼성그룹은 앞으로 5년간 반도체와 바이오, 신성장 IT 산업을 중심으로 45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5년간 투자한 330조원 대비 120조원 늘어난 규모로, 전체의 80%인 360조원이 국내에 투자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공정 미세화를 위한 신소재, 신구조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반도체 미세화에 유리한 EUV(극자외선) 기술을 조기 도입할 계획이다. 또한 AP, 통신반도체, 이미지센서 등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력을 강화한다. 

바이오 분야는 '제2의 반도체 신화'를 준비한다. '바이오 주권'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CDMO(바이오의약품 위탁 개발생산) 투자를 확대해 생산량 1등을 넘어 압도적 글로벌 1위에 오르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이밖에 인공지능(AI), 6세대(6G) 통신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앞으로 5년간 총 8만명을 채용하고, 107만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사피)'와 드림클래스 등을 통해 미래인재 육성과 청년 고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상생 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스마트공장 지원 고도화와 협력회사 상생프로그램 강화 등을 추진한다. 삼성의 투자가 연관산업 발전과 국민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국가 경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삼성그룹은 "삼성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세계 1위로 성장하면 삼성전자보다 큰 기업이 국내에 추가로 생기는 것과 비슷한 경제적 효과가 있다"며 "경제안보 측면에서 반도체, 바이오 공급망을 국내에 두는 것은 단순히 수치로 표현되는 이상의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현대차그룹, 3년간 국내 63조원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가 오는 2025년까지 4년간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전기차와 친환경 기술 개발에 16조2000억원,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신사업 육성에 8조9000억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과 고객서비스 향상 등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38조원이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목적기반차량)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핵심 부품과 선행기술, 고성능 전동화 제품을 개발하고 연구시설 구축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순수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대비해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에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하에서 개발된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PBV 전용 플랫폼 'eS'를 선보일 계획이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앞으로 3년 안에 전국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구축하고, 배터리 재활용 사업도 진행한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모바일 로봇 기술 및 모델 등을 개발한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 개발 및 핵심 기술 내재화, 인프라 조성,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자동차, 모빌리티 서비스,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 확보에도 대규모 투자를 이어간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자동차의 상품성과 고객서비스 향상에도 투자를 지속한다. 생산공장 장비와 설비 증설, 생산라인 효율화 등 안정적 생산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기반시설과 보완투자도 병행한다. 현대차·기아 전체 판매량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내연기관 차량 고객들의 상품 만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자동차 부품, 철강, 건설 등 그룹사까지 합해지면 전체 국내 중장기 투자액은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투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 및 수출 확대,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성장 및 활성화, 국내 신성장 산업 동력 확보 등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