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계열사, '초격차 기술' 강조..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 앞장
세계 최초 AI 탑재 스마트폰 '갤럭시 S24' 글로벌 흥행 관심↑

네덜란드를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덜란드를 방문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계 1위 삼성전자가 새해 맞이에 분주하다. 올해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환경이 불안정한 가운데 각 계열사별로 ‘초격차 기술’을 강조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위기 극복에 나서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일 열린 새해 시무식에서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지만,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반도체(DS) 부문장(사장)이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며 올해 화두를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들이 초격차 기술을 통해 세계 시장 생존전략을 마련할 전망이다.

먼저 회복이 시급한 반도체 분야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 기술력 확보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황과 IT(정보통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메모리 부문에서는 HBM 4세대인 HBM3E의 비중을 확대하고, 파운드리에서는 GAA(Gate-All-Around) 기술을 통해 3나노 2세대 공정 양산 체제를 갖추는 등 기술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방문에서 ASML과 1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R&D(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함에 따라 올해 2나노 반도체 개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애플 등 경쟁사를 압도하는 기술력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세계 최초 AI(인공지능) 탑재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처음으로 공개한다.

최초로 ‘폴더블폰’을 들고 나와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이에 그치지 않고, 새 '병기'를 내놓는다는 얘기다.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MX(모바일경험) 사업부장 사장은 또다시 ‘세상에 없던 기술‘로 승부수를 띄우며 갤럭시 S24를 올해 야심차게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갤럭시 S24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삼성 가우스’에 기반한 실시간 통역 통화, 생성형 AI를 활용한 이메일 및 문서 작성, 편집, 요약 등 보조 기능을 지원할 것으로 예고되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 침체기와 수요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 등 전자 계열사들도 초격차 기술로 도약을 꿈꾼다. 먼저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 속에서 미래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해 ▲8.6세대 IT용 OLED(올레드, 유기발광다이오드) 준비 ▲Auto 사업 영역 확대 ▲차세대 마이크로 OLED 기술 준비 ▲폴더블 대세화를 위한 기술 경쟁력 강화 ▲QD(퀀텀닷)-OLED 프리미엄 입지 강화를 구체적인 목표로 설정했다.

아울러 ‘올레도스(OLEDoS)’ 원천기술 고도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올레도스는 기존 유리 기판 대신 실리콘 기판 위에 증착시킨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일반 디스플레이보다 초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하다. 특히 화소 간 경계선이 보이는 스크린 도어 이펙트(Screen Door Effect)를 방지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몰입감과 최소한의 피로도를 선사하기 때문에 XR(확장현실)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XR관련 기술을 맡고 있는 마이크로디스플레이팀을 연구소 조직에서 분리해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XR 관련 사업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최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목표에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도달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역량을 한곳으로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 세번째)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를 찾아 QD OLED 패널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기 역시 올해 연구개발에 속도를 더한다. 전장(자동차 전자장치)과 서버용 반도체 기판에 대한 연구개발에 힘써 올해도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에서 미래 먹거리 발굴 역할을 맡았던 주혁 부사장을 영입해 중앙연구소장으로 발령하며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앞서 삼성전기는 2022년 고부가 전장 라인업을 강화해 초소형, 초고용량 전장용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를 개발했다. 같은 해 자율주행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에 들어가는 최고난도 전장용 반도체 기판 개발로 하이엔드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에는 전자용 고전압 하이엔드 MLCC 라인업을 추가했고 차세대 중앙처리장치용 기판과 서버용 고성능 패키지 기판을 개발했다.

이처럼 올해도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전장과 반도체 기판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하는 전략에 연속성을 주는 가운데 주혁 중앙연구소장과 함께 미래 먹거리 찾기에 속도를 더한다는 전략이다.

이차전지 사업을 영위 중인 삼성SDI는 올해 전고체 배터리(ASB) 사업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사업 전 부문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며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인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를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최근 신설한 ASB 사업화추진팀을 중심으로 전고체 배터리의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수 인재 확보와 글로벌 R&D 센터 확대 등 초격차 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나선다.

아울러 전 세계적 전기차 보급률이 증가함에 따라 전기차 ‘가격’이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배터리 원가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전기차에서는 배터리가 가격에 가장 많는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인데, 배터리 가격을 최대한 낮춰 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이다.

수주호황인 삼성중공업도 새롭게 새해 다짐에 나섰다. 올해 최성안 부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바뀐 삼성중공업은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올해 상선과 함정 수주에 집중하는 반면 해양 플랜트로 차별화를 이룬다는 전략을 세웠다.

또 올해 상반기에는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생산 기업 델핀이 추진하는 2조5000억원 규모 FLNG 1기 사업 입찰에도 참가하는 등 LNG 중심의 사업을 영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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