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전략 차질 없이 추진.. 계열사 역량 집결
SDV 선도 집중.. R&D 등 대대적 조직 개편 앞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3일 경기도 광명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가 높아지고 해외 각국의 자국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빌리티 분야 '퍼스트무버' 전략 추진을 가속화 한다. 지난해 높은 성장세에 이어 올해도 지속 성장해나가는 해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경기도 광명시에 위치한 '기아 오토랜드 광명'의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2024년 신년회를 개최하고 올해 목표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와 '지속 성장'으로 삼았다. 올 한해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해는 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에서 여러분과 함께 새해를 시작하게 돼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곳에서 출발해 울산과 미국, 글로벌로 이어지게 될 전동화의 혁신이 진심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한 해 동안 국내외에서 730만여 대를 판매하며 새 기록을 썼다. 현대차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국내 76만2000대와 6.2% 늘어난 해외 345만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21만7000대를, 기아가 4.6% 증가한 국내 56.4만대와 6.7% 늘어난 해외 252만대(특수 5728대) 등 308만6000대를 판매했다.

이같은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현대차그룹의 최대 관건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전기차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늘어나면서 판매율이 주춤하고 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중·저가 전기차를 중심으로 하되 대형 전기차 판매도 병행하며 성장세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 기업 중에서는 전기차 판매 전략을 수정하고 전동화를 늦추는 사례도 있지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시대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무버'가 되겠다는 목표로 전기차 대중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전기차 시대 전략 실행을 위한 절차를 이어갈 계획이다.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총 360만대(현대차 200만대·기아 16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요 거점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존 내연기관 공장의 설비 교체를 추진한다. 특히 현지 거점을 마련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국이나 유럽 등 보호무역주의 기조 강화에 따른 무역장벽을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부터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가 국내에 신공장을 짓는 것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으로, 약 2조원이 신규 투자됐다. 2025년 완공 예정이며 이곳에서 연 20만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제네시스의 초대형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도 이곳에서 처음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기아는 지난해 4월 오토랜드 화성에 1조원 가량을 투입해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이 공장에서는 연 15만대 규모의 전기차가 제작될 예정이다.

아울러 오토랜드 광명은 일부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전환했다. 광명1공장에서는 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적용한 최초의 대형 전기 SUV인 'EV9'을 생산 중이며 광명2공장에서는 전기차 설비를 깔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오는 2분기에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해 신형 전기차인 EV3와 EV4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아이오닉5가 생산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해외에도 전기차 허브가 조성된다.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다양한 전기차를 개발·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전용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여기서 나아가 올해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개발에도 속도낸다. CES 2024에도 2년 만에 출격해 SDV와 관련된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이는 전동화에 따른 자율주행 기술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SDV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SDV 개발에 유리한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아키텍처 통합에 최적화된 R&D 조직을 올해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도 예고했다. 담당 CTO(최고기술책임자) 선임도 이달 내로 진행한다.

이 밖에 현대차·기아 다음으로 그룹에서 중요한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12월 초 현대차 의왕연구소 내에 '전동화 연구동'을 설립하고 R&D 거점을 마련했다. 전동화 부품 기술 개발뿐 아니라 시험 및 성능 평가, 품질분석 등이 가능한 차세대 종합 연구센터를 만들어 그룹 전동화 전략에 힘을 보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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