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태양광·방산·우주·조선·이차전지 속도
​​​​​​​김동선, 유통 기반 로봇 사업 등 시너지 기대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화 제공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화 제공

 

한화그룹이 지난해 김승연 회장 슬하의 3형제에 대한 사업 분배를 마치며 경영 승계를 본궤도에 올린 가운데 올해 본격적으로 핵심 사업을 확장할 전망이다.

한화그룹은 올해를 '100년 한화'의 기틀을 다지는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 아래 주요 사업들이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화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자산총액 83조280억원으로 재계 7위에 올라 있다. 여기에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 자산총액 12조3420억원)까지 더해지면서 자산 총액이 95조원대로 올랐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고금리, 고물가, 저성장의 삼중고 속에 시장은 위기를 반복하며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시기에 생존을 넘어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를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의 2023년은 바쁜 한 해였다. 지난해 5월 한화오션을 성공적으로 인수한데 이어 10월에는 한화로보틱스를 출범시켰다. 또 (주)한화 모멘텀부문의 이차전지 관련 분야 역량 강화에 나서며 사업 체계를 구체화했다. 기존의 태양광·방산 사업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과 함께 조선업과 로봇, 배터리 등 미래 사업의 발판을 다진 셈이다.

태양광과 우주항공, 방산, 조선, 이차전지 사업 등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이 맡았다.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진행 중이라는 평가와 함께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경영 일선에 김 부회장이 나서고 있다.

김 부회장의 사업들을 뒷받침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2026년까지 5년간 총 37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에너지·방산·우주 산업 등 미래 산업을 키울 예정이다. 

분야별로 살펴보면 먼저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분야에 약 4조2000억원을 투입한다. 태양광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고효율의 태양광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월 3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 달튼과 카터스빌에 태양광 통합 생산단지 '솔라허브'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잉곳에서 웨이퍼·셀·모듈에 이르기까지 태양광의 모든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한 곳에 모은다는 계획이다. 

현재 달튼 1공장는 증설을 마무리했고 2공장도 지난해 7월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카터스빌의 잉곳, 웨이퍼, 셀 공장은 오는 4월 본격 가동을 시작할 예정으로, 이에 따라 올해 미국 내 모듈 생산 능력은 8.4GW로 확대된다.

이는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맞춰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키겠다는 목표로, 솔라허브가 본격 가동되면 미국 전체 태양광 전력 수요의 약 4분의 1을 담당하게 되면서 올해 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방산·우주항공 분야에는 2조6000억원을 투자한다. 수주고를 올리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통해 방산의 글로벌화를 더욱 가속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형 위성체·위성발사체, UAM(도심형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분야에서도 기술 선점에 나선다. 지난해 한화디펜스와 (주)한화의 방산 부문 등 흩어져있던 방산사업 역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합친 상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부문 수주 실적은 2020년 3조1000억원에서 2022년 19조8000억원으로 3배 이상 급성장했으며 지난해도 3분기까지 누적 20조1000억원 수주 실적을 올렸다.

우주 산업 개척에도 더욱 속도를 낸다. 위성 제작과 발사 수송, 위성 서비스, 우주개발·탐사 등 우주 사업의 밸류체인 완성을 목표로 2027년까지 남은 세 차례의 누리호 제작과 발사를 총괄하게 됨에 따라 사업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목표다.

한화오션을 통해서는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 공략에 나선다. 잠수함·수상함, 친환경 선박 등 주력 사업에 2조원을 투자하고 2040년까지 매출 30조원·영업이익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6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화그룹 제공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6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모습. 한화그룹 제공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올해도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CGO(최고글로벌책임자)로서 한화생명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중으로, 현재 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등 3개국에서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인 가운데 특히 베트남 법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말 기준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이익잉여금은 1615억 동(91억원)으로, 2008년 설립 이후 15년 만에 누적 손익 흑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2030년까지 베트남 보험시장 '톱(top)5' 진입과 연간 세전이익 1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설정했다.

올해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추진하는 사업들도 주목된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을 맡는데 이어 한화로보틱스 전략담당 임원을 겸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로봇·푸드테크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이제 막 출범한 한화로보틱스는 올해 사람과 같은 작업 공간에서 협력하는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산업용 협동로봇 뿐 아니라 고객을 직접 응대하는 응대용 애플리케이션, 건물관리 로봇 등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제품도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3D 산업과 같이 위험성이 크고 인력난이 심한 분야의 로봇 대체도 추진한다.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30여 곳에 거점을 두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한화로보틱스와의 시너지를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공동 사업자로 나선다. 유통 현장 곳곳에 한화의 로봇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음식 조리,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사업장 곳곳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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