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증거인멸 염려" 영장 발부
김병기 "헌법과 민주주의 유린, 엄중 책임 물어야"
김건희·권성동 금품 청탁 의혹 수사 탄력 전망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 국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23일 구속된 데 대해 여권은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이라며 특검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죄, 그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 총재는 국민의힘과 통일교 간 '정교 유착' 의혹의 핵심 인물"이라며 "권성동 의원에 이어 한 총재 구속은 헌법 유린과 국정농단 실체를 밝혀낼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교로 끝나면 안 된다"며 "윤석열-신천지, 국민의힘-신천지 유착 의혹도 계속 점증하고 있다. 철저한 진상규명과 단죄를 통해서 다시는 헌법과 민주주의가 유린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새벽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한 총재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다. 한 총재가 범죄 혐의로 수사를 받고 구속된 건 2012년 9월 총재직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검팀)은 통일교 로비 의혹 수사에 본격적인 동력을 얻게 됐다. 한 총재는 2022년 1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같은 해에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교단 자금을 사용했다는 업무상 횡령, 해외 원정도박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한 총재 측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정치에 관심이 없고 잘 모른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나는 초종교 지도자이지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최후진술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교 측은 "법원의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까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11일 구속된 손현보 목사를 예로 들며 "종교와 표현의 자유가 탄압받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한 총재 구속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다.

손현보 목사는 대선과 부산 교육감 재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 지지를 표명하고 교회 활동을 통해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공직선거법·지방교육자치법 위반)를 받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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