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건군 77주년 기념사...자주국방 천명
"불법계엄 잔재 말끔히 청산…국민의 신뢰가 군의 명예"
"불침의 나라, 스마트 강군으로 나아가야"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계엄에 동원된 군의 과거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불법계엄 잔재 청산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은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독립군·광복군의 피어린 투쟁...그 정신이 국군의 뿌리"


이 대통령은 먼저 국군의 역사를 독립군·광복군의 투쟁에서부터 시작된 것임을 상기시키며 군의 역사적 정통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은 일흔일곱 번째 국군의 날이지만 우리 군의 역사는 그 이전부터 시작됐다"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맞서 싸웠던 독립군과 광복군이 바로 대한민국 국군의 뿌리이자 근대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독립군과 광복군은 유린당한 나라를 되찾는 데 앞장섰고, 마침내 연합군과 함께 광복을 이뤄내는 주역이 되었다"며 "그들의 피어린 투쟁이 없었다면 빛나는 광복 80주년의 역사와 그동안 이룬 눈부신 성취는 전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권을 되찾고 국민을 지켜내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구국의 정신이 바로 우리 국군이 반드시 기억하고 지켜야 할 고귀한 사명"이라며 "이를 단 한 시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불법계엄은 군의 오욕...국민 향해 총 겨누는 일, 다시는 없어야"


이 대통령은 "우리 역사를 돌이켜보면 이 사명을 잊고 사적 이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을 때 민주주의는 심각하게 퇴행했고 국민은 큰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작년 12월 3일 극히 일부 군 지휘관들은 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최고 권력자의 편에 서서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대다수의 군 장병이 제복 입은 시민으로서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는 용기를 낸 덕분에 더 큰 비극과 불행을 막아낼 수 있었다"며 "그러나 민주주의의 퇴행, 민생 경제의 파탄, 국격의 추락으로 우리 국민들이 떠안아야 했던 피해는 산술적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또 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은 앞으로 어떤 경우에도 결단코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군이 하루속히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고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서 열병차량에 탑승해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 "불침의 나라로...AI·드론 기반 스마트 강군으로 재편"


이 대통령은 미래 국방 비전으로 '불침의 나라'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국가 공동체의 평화와 일상을 깨뜨리는 위협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힘 있는 나라, 그 누구도 감히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불침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7년을 거치면서 대한민국은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한 국방력을 갖추게 됐다"며 "우방국의 무기 원조에 의존하던 나라에서 이제는 최첨단 전차·자주포·전투기·잠수함을 수출하는 방위산업 강국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 대비 1.4배의 국방비를 지출하는 세계 5위 군사력을 갖추고 있으며, 굳건한 한미동맹과 그에 기반한 확고한 핵 억지력도 보유하고 있다"며 "우리 국방력에 의문을 가질 이유도, 불안에 떨어야 할 이유도 없다"고 단언했다.

특히 미래 국방력 강화 전략으로 △AI·로봇·드론·초정밀 미사일 등 첨단 전력 도입 △국방 예산 8.2% 증액(66조 3000억 원) △전작권 회복과 한미 연합 방위태세 주도 △방위산업 육성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병력 숫자에 의존하는 과거형 군대로는 미래전을 대비할 수 없다"며 "AI 전투, 로봇, 자율, 드론, 초정밀·고성능 미사일 등 유무인 복합 첨단 무기체계를 갖춘 부대가 해법"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첨단 항공엔진과 스텔스 기술 등 국방 전략기술 분야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방산 생태계를 조성해 국방력 강화와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며 "급변하는 글로벌 안보 지형을 기회로 삼아 K-방산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과감히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 "국민의 신뢰가 군의 명예...헌법 정신 무장한 국민의 군대로"


이 대통령은 기념사 마무리에서 군의 정체성을 국민과 헌법에 두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지켜야 할 나라의 근본은 바로 국민이며, 우리 헌법은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한다"며 "군인에게 있어 최고의 덕목이자 가치인 명예도 바로 국민의 신뢰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이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로 무장하고 국민의 충직한 군인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국민의 신뢰는 커지고 군의 명예는 더 높아질 것"이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보다 더 강한 군대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권력이 아니라 국민을 지키는 데 전력을 다하고, 국민의 뜻에 따라 나라의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정의의 강병으로 거듭나자"며 "국군 장병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이 명예와 자부심으로 찬란하게 빛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맺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