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3~12월 납부액 총 2억8100만 달러 추산
6월 관세율 50% 인상 후 납부액 급증…하반기 수출도 9% 감소 전망
박수영 "한미 관세협상 지연…EU 50% 관세 예고까지 벼락"
국내 철강업계를 대표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만 약 4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두 회사가 올해 2분기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모두 관세로 내야 할 만큼의 규모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가 국내 철강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부산 남구·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이 10일 포스코와 현대제철로부터 제출받은 ‘대미 관세 납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12월까지 두 회사가 미국에 납부해야 할 총 관세액은 2억8100만 달러(약 4000억 원)로 추산됐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두 회사는 전체 철강 수출의 약 70%를 차지한다.
포스코의 대미 관세는 미국 내 판매를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납부하고, 현대제철은 본사와 중계상사가 품목별로 분담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모두 현대제철이 부담한다. 두 회사의 대미 관세 납부액이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는 3월부터 5월까지 관세율 25%가 적용돼 각각 1150만 달러, 1220만 달러, 3330만 달러를 납부했다. 그러나 6월부터 관세율이 50%로 상향되면서 납부액이 4260만 달러로 급증했다. 올해 3~8월 사이에만 총 1억4700만 달러(약 2100억 원)를 냈으며, 하반기(9~12월)에는 월평균 3000만 달러 이상씩 총 1억3400만 달러가 추가로 부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는 “미국 전방산업 경기 둔화와 고율 관세 영향으로 하반기 한국산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이 상반기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8월까지 철강 수출량은 173만 톤(21억4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1% 줄었다. 협회는 “3월 관세 25% 부과 이후에는 내수가격 상승으로 버텼지만, 6월 50% 부과 이후 수출 급감세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의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사실상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통째로 관세 납부에 써야 하는 처지”라며 “미국의 50% 관세 폭탄에 이어 EU의 50% 관세 부과 계획까지 겹쳐 철강업계는 불난 집에 벼락을 맞은 셈”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철강·자동차 등 수출 주력 산업이 직면한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한미 관세 협상을 조속히 타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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