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文대통령 지지율 업고 9~15곳 승리 예상
한국당, 대구·경북·울산·경남·부산·충남 등 6승 장담
바른미래당, 사실상 서울 ‘안철수’에 올인, 당 존립 기로

6·13 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정치권이 선거 체제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17개 광역단체장 자리를 각 정당이 몇 석씩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초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이 우위를 점한 듯 보인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대구 경북(TK) 지역을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13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6·13전국동시지방선서 필승 결의대회에 참가한 추미애 대표가 부산지역 국회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과 무대에 올라 선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3일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6·13전국동시지방선서 필승 결의대회에 참가한 추미애 대표가 부산지역 국회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등 지방선거 출마자들과 무대에 올라 선거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의 대외적인 목표는 광역단체장 17곳 중 최소 9곳 이상을 확보하는 것이다. 서울과 충남, 충북, 대전, 전남, 전북, 광주, 강원, 세종 등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지역들이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대구 경북을 제외한 15곳을 차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경은 집권 1년이 넘도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다. 민주당 지지율도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고 50% 안팎을 웃돌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8~9일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표본오차 ±3.1%p·응답률 5.2%)를 보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76.1%에 달한다. 민주당(56.9%) 역시 자유한국당(17.5%), 바른미래(5.6%), 정의당(4.5%), 민주평화당(1.8%)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다.

지역별로도 TK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민주당이 우세한 상황이다. 부산, 울산, 경남 등 그간 한국당의 텃밭으로 분류됐던 부산경남(PK)에서도 민주당 강세가 점쳐진다.

또 야권의 무기인 '정권 심판론'이 남북정상회담과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대내외 행사에 묻혀 힘을 받지 못하고 있어 민주당에게는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한반도 명운을 좌우할 북미정상회담이 지방선거 하루 전인 다음달 12일로 결정되면서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기는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

악재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Me Too) 파문과 김경수 의원의 민주당원 댓글 조작 연루 의혹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한 충청권 의원은 "안 전 지사 파장이 남아있지만 상대 후보는 더 아니라는 분위기가 지역에 팽배하다"고 주장했다. 한 PK권 의원은 "댓글 조작 사건으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서부 경남권에서 오히려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자평했다.

민주당은 이 기세를 몰아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정권을 교체해 '여소야대(與小野大)'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국정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 내 삶을 바꾸는 투표'를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우선 야당이 국회 정상화 전제로 내건 민주당원 댓글 조작 특검이 성사돼 사건 주범인 드루킹과 현 정권 인사와의 연루 의혹이 당청의 부인에도 사실로 드러나면 후폭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공천 과정에서 벌어진 내홍도 변수다. '비문' 이재명 전 성남시장이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서 '친문' 전해철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지만 일부 친문세력이 중앙일간지에 이 전 지사를 공격하는 광고를 게재하는 등 진영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7회 지방선거 서울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7회 지방선거 서울시당 필승결의대회에서 홍준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은 일찍이 17곳 중 6곳의 승리를 장담하며 배수진을 쳐놓은 상태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대구 경북 울산에다 경남지사가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현재 박빙이라고 전해지는 부산시장과 충남지사를 포함해 총 6곳이다.

초반 한국당은 민주당원 댓글조작 특검 촉구를 통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을 압박하는 등 대여공세를 통해 강한 제1야당의 모습을 보였다. 또 성범죄 논란으로 사퇴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불륜의혹 등으로 출마를 포기한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뿐만 아니라 성폭행 의혹으로 민주당 부산 사상구청장 후보에서 제명된 강성권 전 청와대 행정관에 대한 경찰의 사건 축소은폐를 주장하는 등 다각도로 대여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국당의 지지율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 따르면 5월 5~6일 실시해 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55%지지율을, 한국당은 20%를 기록했다.

아울러 민주당의 조건 없는 드루킹 특검 수용을 요구하며 9일간 진행한 김성태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이 결국 특검수용이란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하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여공세 동력이 점점 줄어든다는 지적이다.

또 홍준표 대표가 4·27 남북 정상회담을 '위장평화쇼'라고 발언하고, 이에 대해 비판적인 여론이 일자 일부 지방선거 후보들은 홍 대표와 거리를 두며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만약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선전한다면 경북·대구·울산·경남·부산·충남 등 최대 6곳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기나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깜짝 승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경북·대구 지역 당선에만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은 지방선거에서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또 다른 선거 슬로건으로 '경제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로 정하고 주요 타킷을 자영업자·소상공인으로 정한만큼, 경제와 민생을 주요 지방선거 현안으로 이끌고 가겠다는 상황이다.

자유한국당 김문수(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에 참석해 공정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김문수(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9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8에 참석해 공정선거를 다짐하며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은 후보 개인의 인지도, 정부·여당의 높은 지지율 등을 감안할 때 안철수 후보가 도전장을 내민 서울시장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향후 야권개편 국면에서 바른미래당의 입지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은 현재까지 안 후보의 서울시장을 비롯해 경기지사(김영환), 인천시장(문병호), 세종시장(허철회), 대전시장(남충희), 경남지사(김유근), 제주지사(장성철), 부산시장(이성권), 대구시장(김형기), 경북지사(권오을), 충북지사(신용한) 등 11곳에 광역단체장 후보를 냈다. 전북지사, 전남지사, 광주시장, 충남지사, 강원지사, 울산시장 등 6개 지역에는 아직 공천을 하지 못했다.

정당에 대한 지지가 투표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지방선거 특성상 야권에서는 후보 개개인을 부각시키지 못하면 희망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방선거 이슈가 후순위로 밀린 현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이 안 후보의 당선에 '올인'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 전후로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탈당을 하면서 지방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바른미래당의 힘이 많이 빠졌다"며 "유승민 공동대표와 함께 창당을 이끈 안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향후 당이 크게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지역보다도 서울시장 선거에 당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 내에서 거는 기대는 크지만 안 후보가 처한 현실은 녹록치 않다. 현 서울시장 선거는 '1강 2중' 구도로 흐르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크게 앞서는 가운데 안 후보와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가 뒤를 따르고 있다.

안 후보는 당선이 안 됐을 때의 경우의 수도 따져봐야 한다. 만약 안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지 않더라고 김 후보를 밀어내고 2위를 차지한다면 지방선거 후 야권개편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안 후보가 김 후보에게 밀린다면 사실상 바른미래당의 미래는 불투명해진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김 후보와 안 후보 간 단일화가 사실상 어려워진 가운데 서울시장 선거가 본격화하면 결국 보수 지지자들은 색깔이 모호한 안 후보 대신 한국당 주자인 김 후보에게 표를 줄 것"이라며 "단 하나의 광역단체장도 세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 후보까지 3위에 머문다면 바른미래당은 지방선거 후 존립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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