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고' 시애틀 이어 시카고-샌프란시스코 개점
지하철 개찰구 같은 정산시스템 유통업계 혁명 예고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무인 상점(Unmanned Stores) 시대의 도래를 알린 ‘아마존 고(Amazon Go)'를 시카고와 샌프란시스코에도 개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유통가의 무인화 바람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CNN과 시애틀타임스 등 외신은 14일(현지시각) 아마존이 새로 출점할 아마존 고에서 근무할 관리자를 모집 중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관계자는 추가 출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일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IT 전문 매체 리코드는 아마존이 앞으로 미국 전역에 아마존 고 매장 6곳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지난 1월 워싱턴주 시애틀 중심가에 실험해 오던 아마존 고 1호점을 오픈하고 일반에 첫 공개한 바 있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으로 무장한 새로운 쇼핑 시스템은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 큰 파급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 계산대 없는 무인 편의점 ‘아마존 고’ 확대 

세계 최초의 무인 매장 아마존 고의 가장 큰 특징은 계산대가 없다는 점이다. 계산대와 계산원 대신 지하철역 개찰구와 유사한 체크인/체크아웃 레인만 존재한다. 컴퓨터 비전, 딥러닝 알고리즘, 센서퓨전과 같은 혁신적 기술을 융합한 '저스트 워크 아웃 기술(Just Walk Out technology)'로 정산 시스템을 자동화했기 때문이다. 
 
아마존 고 1호점은 당초 지난해 3월 일반에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초기 실험단계에서 결함이 발견, 시스템 개선작업 등으로 올해 1월 첫 오픈했다. 고객은 스마트폰에 다운받은 전용앱 QR코드를 스캐닝하면 매장에 들어갈 수 있으며 앱을 켠 상태로 사고 싶은 물건을 담기만 하면 된다.

또 고객이 한 번 집은 물건을 선반에 다시 올려두면 해당 상품은 장바구니에서 삭제된다. 필요한 물건을 구입한 후 체크아웃 레인에서 스마트폰을 스캔하면 물건 값이 고객 아마존 계정에서 자동 정산된다.

무인 매장이라고 해서 점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물건 진열 및 시스템 이해를 돕는 직원을 비롯해 상점관리자, 신선식품 관리자, 요리사, 주류 관리자 등이 상주한다. 

시애틀 아마존 고 매장은 호평을 받고 있다. 오픈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특별히 큰 문제가 보고된 바 없고 제품 인식에 대한 정확도도 우수하다. 리유터스(reuters)는 아마존 고 고객 재방문률이 매우 높은 편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첨단 기술의 집결체인만큼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해 대형 슈퍼마켓과 비교해 품목은 다소 적은 편이다. 대규모 매장은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무인화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 온라인 이어 오프라인 유통 혁명을 외치는 아마존  

아마존 고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전자태그, 가상현실 등 정보통신기술(ICT)이 집약된 결과물로 향후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한편 결제 방식 간편화가 전 세계 유통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의 라이너 칸 연구원은 "수많은 기업의 CEO를 밤잠 설치게 만드는 기업을 꼽으라면 단연 아마존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아마존 고를 겨냥해 중국 알리바바와 미국 월마트 등 글로벌 주요 소매업체들은 무인 매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세계그룹 편의점 ‘이마트24’와 롯데그룹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의 등장 등 본격적인 무인편의점 시대를 앞두고 있다. 특히 신세계 그룹이 아마존 고 컨셉의 AI 융합 무인점포 도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업계에서는 ‘한국판 아마존고’가 등장할 날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무인 점포의 확대로 인한 실업 문제는 사회 이슈로 재점화할 전망이다. 미국에서만 매장 계산원으로 일하는 사람은 340만 명에 달한다. 국내도 마찬가지 상황으로 최저임금 이슈 등 국내 유통시장 전반이 정체되고 있는 지금 무인점포가 그 대안으로 부상한다면 일자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유통 공룡으로 소매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은 홀푸즈(슈퍼마켓), 아마존 북스(서점), 아마존 고(편의점) 등 오프라인 영역으로 점차 발을 넓히고 있다. 아마존 고 기술을 자사 오프라인 점포로 확대할 것인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충분히 실현 가능한 얘기다. 실제로 아마존 기술 프로젝트는 늘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홀푸즈와 같은 대형 마트 보다는 매장 면적이 작은 아마존 북스에 비교적 빠르게 도입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가능성이 높다”며 “아마존 고의 인건비 절감 효과 등을 입증한 후 무인 매장 시스템을 경쟁 소매업체 등에 판매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