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가 지난달 24일 민주화 운동가 4명을 교수형에 처했다. 대규모 체포와 민주화 시위대, 활동가에 대한 폭력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 이에 미얀마 군부와 군부의 자금줄 역할을 하는 국영기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미얀마 국영기업과 합작으로 대규모 가스전 사업을 진행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하원은 지난 4월 미얀마 군부를 제재하는 이른바 '버마법(Burma Act)'을 의결했다. 최근 미얀마 군부의 민주 운동가 사형으로 미국 상원에서도 버마법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다. 버마법은 제재를 통해 ▲미얀바 군부 수입 차단 ▲민주화 운동 지원 ▲인도적 지원 ▲군의 잔학 행위 책임 추구 등을 골자로 한다.
앞서 유럽연합(EU)은 지난 2월 미얀마 군부 자금줄 차단을 위해 미얀마석유가스공사(MOGE)의 유로화 결제를 차단한 바 있다. 미국까지 제재에 동참하면 달러결제까지 막힐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국제거래가 막히는 것이다. MOGE와 미얀마 아라칸주에서 쉐(Shwe) 가스전을 개발 중인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한국가스공사도 제재가 강화되면 사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서널이 미얀마 가스전 사업에 처음 뛰어든 것은 지난 2008년 12월이다. 당시 미얀마 북부 해상 A-1광구의 쉐·쉐퓨, A-3광구의 미야 등 3개 가스전 사업권을 따냈다. 이후 한국가스공사, MOGE, 인도국영석유회사(ONGC) 등과 합작사(포스코인터내셔널 지분 51%)를 설립해 1단계로 쉐 가스전 일부를 개발했다. MOGE의 합작사 지분율은 15%다.
현재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쉐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는 하루 약 5억ft³(입방피트), 모두 중국국영석유공사(CNPC) 자회사인 중국연합석유(CNUOC)에 판매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18년부터 5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쉐 가스전과 쉐퓨 가스전이 있는 A-1광구, A-3광구 2단계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3658억원가량을 투자해 A-1광고, A-3광구 3단계 개발도 시작됐다.
토탈·쉐브론 등이 국제사회의 비판에 미얀마에서 속속 철수하는 상황에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쉐 가스전 사업을 이어가는 이유는 그만큼 수익성이 좋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천연가스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해외 자원 개발은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됐다. 지난 2020년 포스코인터내셔널 영업이익(4745억원)의 64%가 미얀마 가스전에서 나왔다.
[스트레이트뉴스 유희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