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장, 금리 인하 기대감 높아지며 금융지수 상승세
상반기 금융주가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영향으로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심리가 흔들리고 있다.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실수요자들에 대한 대출까지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된 영향으로 보인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장 마감 기준 KRX 은행 지수는 874.23을 기록했다. 이는 2주 전인 8월 22일(917.77)과 비교해 4.74%(43.54포인트(p))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KRX 은행 지수 시가총액은 약 6조100억원이나 빠졌다.
KRX 은행 지수는 ▲KB금융 ▲신한 ▲하나금융 ▲우리금융 ▲기업은행 ▲카카오뱅크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제주은행 주가 흐름을 종합해 산출된다. 따라서 KRX은행 지수가 하락한다는 건 특정 종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주식 시장 내에서 금융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미국의 경우 연방준비제도가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느 때 보다 높아지며 금융지수가 치솟는 상황이다.
지난달 22일부터 이번달 4일까지 S&P 500 금융 섹터 지수(S&P 500 Financials Sector Index)는 3.21%(23.50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다우존스 미국 금융 지수(Dow Jones U.S. Financials Index)와 나스닥 금융 지수(Nasdaq Financial Index)와 도 각각 2.88%(27.09p), 0.96%(55.93p) 올랐다.
이러한 큰 흐름 속에서 유독 KRX 은행 지수만 떨어진다는 건 주목할 부분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은행주는 4.1% 밀려 코스피 하락률 1% 대비 크게 초과 하락하면서 전전주 급등을 일정부분 되돌렸다”며 “외국인 매도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수요 억제를 위한 은행 대출금리 인상 우려 발언과 가계대출 총량 관리 가능성에 따른 성장률 둔화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면서 금융주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에 투자 자금이 몰렸던 게 사실”이라며 “8월까지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실적이 올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9월부턴 실적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잔액은 568조661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7.31%(38조7694억원) 오른 수준이다. 가계대출이 늘어나자 금융규제 당국은 은행업계에 건전성 관리를 주문했다. 이에 발맞춰 각 은행은 주담대 금리를 울리고 자체적인 대출 규제 정책을 펼쳤다.
이달 1일부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가 적용되며 같은 조건으로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규모가 줄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실제 일부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을 중단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경기까지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연말연시 금융주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날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1분기 대비 0.2% 역성장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현실화될 경우 금융주 공통으로 성장성과 수익성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은행주는 하반기 이후 순환적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해 밸류업 모멘텀 희석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나증권은 최근 은행주 하락에 대해 단기적 조정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최 연구원은 “연초 이후 은행주가 코스피 대비 40%p 넘게 초과상승한 상황에서 규제 이슈가 나오자 차익실현 심리를 자극하면서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며 “다만 가계대출 규제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이는 과도한 우려”라고 말했다.
물론 KRX 은행 지수가 연초 수준과 비교해 많이 오른 건 사실이다. 해당 지수는 연초(673.27)부터 8월 22일(917.77)까지 36.31%(244.5p) 올랐다.
그는 “애초부터 가계대출 성장률은 기대치가 높지 않은 부문인 데다, 가계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성장만으로도 4% 내외의 총대출 성장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금융감독원은 금융권 및 부동산 전문가 등이 참석하는 대출 실수요자 간담회를 열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일부 시중은행이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 관련 대출을 전면 중단한 데 대해 “사전에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았다”면서 “과한 조치”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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