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성장률 둔화, 동결 vs 추가 인하..의견 엇갈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베이비컷(0.25%포인트(p) 인하)을 단행했다.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둔 한국은행이 미국을 따라 통화정책을 추가로 완화할지, 현 수준을 유지할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7일(현지시간 기준) 주요외신 보도에 따르면, 연준은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0.25%p 인하했다. 9월에 이어 11월 FOMC에서도 통화정책을 완화하며 미국의 금리는 4.50~4.75%가 됐다.
미국이 9월에 이어 이번달에도 금리 인하를 단행한 건 각종 경기지표가 목표치대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올라 직전월(2.5%)보다 개선됐다. 9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2.7%로 시장의 전망에 부합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목표가 대체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12월 FOMC에서 금리를 추가로 내리고 내년 1월 트럼프의 공식 취임과 함께 재정 지출 변화를 모델에 추가해 경기지표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내년 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3월부터 통화정책 완화 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관심은 이번달 28일 열리는 연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 집중됐다. 일각에선 금통위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
국내 경기는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데 대통령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하게 되면, 자국기업 보호를 명목으로 외국 기업에 비용을 증가시키는 측면이 부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3분기 국내 GDP 속보치는 1.5%로 2분기에 이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며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자극했다. 최근 수출 기업들의 체감경기 둔화와 미국 대선 결과 등 여러 불확실성과 향후 주요 교역국 성장률 둔화 우려 등을 감안하면 반등 폭이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위축된 심리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에 수출 부진은 내년 성장에 대한 기대를 2% 이하로 끌어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국면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압박하는 요인”이라며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가 결 정된다면 연말 시장금리는 지금보다 0.2%p 이상 낮은 수준에 위치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경제성장률 쇼크에도 부동산 시장 중심의 가계부채 이슈 해소가 우선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예상 밖 성장률 쇼크로 인해 추가 금리인하 압력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성장률의 뚜렷한 반등 재료가 부재하다는 측면에서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명분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11월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아직 낮아 보인다”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부동산시장이 확실히 안정되지 못하는 등 금융안정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성장률 쇼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행은 11월 추가 금리인하 보다 1월 금리인하를 선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은행은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진행했다. 유상대 부총재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 대선 직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 환율이 일시 상승한 후 상당 부분 되돌려졌고, 금리와 주가 등 주요 지표의 변동폭도 비교적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부총재는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흐름, 주요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세부사항에 따라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0.25%p 내린 3.25%로 결정했다. 10월 금통위에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이 3개월 후 금리 전망에 ‘3.25% 유지가 적절’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하나의 변수만 보지 않고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증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내년 경제 전망을 어떻게 할 것인지, 미 대선 이후 달러 강세가 어떻게 될지, 9월 시작한 거시 안정성 정책이 부동산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가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변수”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