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피해액 증가..실제 보장 규모는 적어

루디거 키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금융학부 교수.
루디거 키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금융학부 교수.

최근 보험업 전반에 기후변화 위기에 따른 우려가 커졌다.

이 가운데 루디거 키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금융학부 교수는 이를 극복할 방법으로 ‘육각형 계리사’ 도입을 제언했다.

16일 보험연구원은 서울 여의도 한경협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현실로 다가온 기후변화 영향, 보험산업의 기후리스크 관리체계 발전 방안은?’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루디거 키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금융학부 교수는 유럽 보험시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 규제, 전문 역량을을 활용했다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육각형 보험계리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젤 교수는 “기후변화 시대에 보험사의 역할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며 “데이터 분석과 모델링, 사회적 책임을 겸비한 육각형 보험계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독일 아르 계곡 홍수 사태를 예시로 들며 기후 관련 재난의 피해 규모와 보험 보장의 격차를 강조했다.

당시 피해액은 약 330억 유로에 달했지만, 보험으로 보장된 금액은 84억 유로(26%)에 불과했다. 현재 유럽연합(EU)에서는 기후 재난 손실의 약 25%만이 보험으로 보장되며, 일부 국가는 5% 미만의 낮은 보장률을 기록했다.

그는 "이 같은 보험 보호 격차가 금융 시스템 전반에 걸쳐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자산의 물리적 피해는 담보 가치 감소, 대출과 증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공급망 붕괴는 실물 경제와 금융 기관 모두에 큰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루디거 키젤 교수는 파라메트릭 보험과 같은 새로운 보험 모델과 재보험, 재난채권(catastrophe bonds) 등 대체 위험 이전 도구를 소개했다.

키젤 교수는 “재난채권의 경우, 자본시장 투자자에게 기후 리스크를 이전하는 방식으로, 보험사와 투자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리스크 관리 체계는 가격 책정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지만, 기후위기는 시스템적 리스크를 동반하며 단순한 강건성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이제는 각 회사가 예상하지 못한 자연재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복원력을 가지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말했다.

루디거 키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금융학부 교수 발표자료. 
루디거 키젤 독일 뒤스부르크-에센대학교 금융학부 교수 발표자료. 

키젤 교수는 “보험 상품은 단순히 리스크를 보장하는 데 그치지 않아야 한다”며 “고객이 기후 변화에 적응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복원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보험 상품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설계되어야 하며, 파라메트릭 보험과 같은 혁신적인 상품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신속히 보상을 제공해 피해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민간 파트너십(PPP)을 통해 공공부문이 보험 격차를 줄이고, 민간 보험사와 협력해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모델을 제안한다”며 “이러한 접근법은 보험의 보편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위험 지역에 대한 과도한 개발을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금융감독청(BaFin)은 지속가능금융 프레임워크의 일환으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을 규제하는 역할을 한다. 

키젤 교수는 “BaFin이 기후 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정확히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보험료 책정과 자본 요건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또한 보험사들이 기후 변화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내부 모델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보험연구원은 코리안리재보험 포항공과대학교 반더알스트 데이터&프로세스 사이언스 연구센터 이화여자대학교 기후·환경변화예측연구센터 고려대학교 초융합건설포렌식연구센터 중국 칭화대학교 보험 및 위험관리 연구센터와 함께 ‘기후리스크 관리 및 보험 연구 분야 발전을 위한 산·학·연 공동연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보험산업은 특히 기후변화 대응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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