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2곳, 금감원 약관 심사 결과 대기
교통카드 좌초설...애플·카드사·티머니 간 협상 가능성 남아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하는 국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금융감독원의 약관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 지급결제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지급결제업계 관계자 A 씨는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 2곳이 같은 시기에 금감원 약관 심사를 신청했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달 말 혹은 3월 초까지는 두 회사 모두 약관 심사를 통과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의 경우 결제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관련 이슈가 있었지만, 금감원과 보안 심의에서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측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상품 심사 내용은 영업 기밀에 해당한다”며 “확인해 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두 카드사가 이달 말에서 늦어도 3월 중 약관 심사를 통과한다고 해도 애플페이 서비스 론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국내 카드사가 애플페이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중국의 5배, 이스라엘의 3배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애플페이는 국내 카드사들에게 결제 건당 0.15%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결제망인 EMV(유로페이·마스터·비자) 네트워크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추가 도입이 늘어나면서, 삼성전자 역시 삼성페이 결제 건당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사업자 간 수수료 이슈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애플페이 수수료 이슈는 기본적으로 금융당국이 개입할 부분이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2023년 금융위가 약관 심사를 통해 애플페이 도입을 허용했을 당시에도 고민했던 부분은, 결국 전 세계적으로 애플페이가 이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아이폰 사용자의 불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가맹점이나 소비자에게 수수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해 조건을 붙였던 것”이라며 “이에 대해 애플페이와 카드사가 수수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 금융당국이 개입할 근거와 필요성이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애플페이 도입 과정의 이슈는 수수료뿐만이 아니다. 금융위는 2023년 2월 현대카드의 애플페이 서비스를 허용하면서 ‘NFC 결제 기술을 활용한 신서비스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애플은 여전히 경쟁사 서비스가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어 반독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애플은 유럽연합(EU) 내에서 애플페이의 NFC 사용 제한을 해제했으나, 국내에서는 관련 논의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사안을 조사 중인 공정거래위원회는 2023년 초부터 “조사 중”이라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한편, 아이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애플페이 지원 금융사 추가 도입보다 교통카드 연동이 더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영희 서울시의원에 따르면, 애플코리아는 현재 애플페이와 교통카드 연동 방안을 국내 협력사들과 논의 중이다. 앞서 윤 의원은 국내 아이폰 이용자가 서울 기후동행카드 등 모바일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애플코리아에 발송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애플페이의 국내 교통카드 시장 진입이 수수료 이슈로 인해 완전히 좌초되었다고 보고 있다. 0.08~0.075%에 달하는 교통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애플과 티머니, 카드사가 서로 떠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모바일 티머니 앱에서 애플 지갑 지원 항목이 삭제된 것도 이러한 갈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급결제업계 관계자 B 씨는 “티머니가 교통카드 수수료 문제를 여전히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라며 “애플이 일정 부분 양보하지 않는 이상 협상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애플페이 협상이 완전히 결렬되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만약 애플과 티머니, 카드사의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되었다면, 애플의 공식 사이트 ‘PK 페이먼트 네트워크(PK Payment Network)’에서 티머니 지원이 중단되었을 거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로 애플 개발자 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이날 오후 2시 기준 애플페이 PassKit ‘PK 페이먼트 네트워크’에서 티머니 항목은 여전히 삭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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