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부수업무 서비스 통한 데이터 수집
애플페이와 결합 시 시너지 효과 기대

현대카드에 이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의 애플페이 추진이 본격화됐다. 국내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의 애플페이 추진은 다양한 측면에서 확장성이 기대된다. 스트레이트뉴스는 < 애플페이 시대> 시리즈를 통해 금융사들의 애플페이 도입을 통한 비즈니스 전망과 결제시장 변화 등을 심도있게 조명하고자 한다. 

애플페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애플페이 홈페이지 화면 캡처.

최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계열 카드사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가 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EMV) 결제망을 이용하는 탓에 결제 건당 수수료 부담 이슈가 있고, 삼성페이까지 건당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어 적지 않은 부담이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각 은행 지주 계열 카드사는 이를 추진 중이다.

10일 스트레이트뉴스 취재 결과, 지급결제업계에선 신한카드가 3월 셋째 주에서 넷째 주 사이 애플페이 서비스를 론칭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역시 이르면 신한카드 론칭 일정에 발맞춰 함께 출시하거나, 늦어도 2분기 중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은 애플페이 수수료 논란과 관련해 외부 연구용역을 맡기는 방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급결제업계 A 씨는 “금감원이 애플페이 수수료 이슈 연구용역을 검토 중인 건 사실이지만 의뢰를 확정한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약관 심의 절차 역시 이번 연구용역과 무관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뿐만 아니라 하나카드와 우리카드 역시 애플페이 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카드는 금융지주가 아니기 때문에 시장 확산과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애플페이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네곳 모두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사들의 애플페이 추진이 포괄적인 관점에서 마이데이터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해석한다. MVNO는 별도의 이동통신망을 직접 구축하지 않고 KT 등 기존 이동통신사의 망을 임대하여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한다.

지급결제업계 B 씨는 “애플페이가 EMV 망을 사용한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세부적인 결제 항목을 제외한 결제 총액, 장소 및 시간 등의 정보는 카드사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제공.
픽사베이 제공.

계열 카드사가 애플페이 서비스로 고객의 결제 데이터를 수집하면, MVNO를 통해 수집한 통신데이터와 결합해 다양한 부수업무를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규제특례) 지정을 받아 가장 먼저 MVNO 사업을 추진했다. 회사는 같은 해 10월 MVNO 기반 서비스 ’리브 엠(Liiv M)’을 출시했다. KB금융은 2020년 11월 리브 엠 멤버십 서비스와 2021년 리브 엠 요금제 3종을 출시했고 2023년에는 'KB리브모바일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2021년 7월 29일 카카오 계열 MVNO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와 제휴해 ‘신한플러스’ 알뜰폰 요금제 4종을 발표했다. 하나은행은 2023년 초 알뜰폰 요금제 비교플랫폼 ‘고고팩토리’와 제휴하여 맞춤형 알뜰폰 요금제 출시를 발표하며 MVNO 시장에 간접 진출했다. 이달 6일 우리은행은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완료했고, 내달 중 알뜰폰(MVNO) 브랜드 ‘우리원(WON)모바일’의 고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2022년부터 배달 플랫폼 서비스 ‘땡겨요’ 사업을 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 마켓(Liiv Market)’과 우리은행 ‘우리 WON페이 배달’ 역시 같은 사례다. 이들 은행은 직접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함으로써 자사 고객의 유통 소비 데이터를 직접 모을 수 있다.

마이데이터 2.0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게다가 올해 1월 금융위원회는 만 14세 이상 청소년이 법정대리인 동의 없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을 개정했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이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체크카드로 애플페이 결제를 하고, 리브엠과 떙겨요 등 서비스를 사용하면 금융지주에 데이터가 모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현재 국내시장 환경에서 각 금융사가 다양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러한 데이터를 익명정보, 가명정보 등으로 전환하여 비즈니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게 쉬운 건 아니다.

2023년 애플페이 허용에 이어 향후 애플캐시와 아이폰 사용자간 P2P 직거래까지 허용할 경우, 이동통신사업자 등이 새로운 서비스에 진출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여지도 있다.

실제로 미국의 이동통신 사업자인 ‘T모바일(T-Mobile)’은 뉴욕 기반의 온라인 은행 ‘커스터머 뱅크(Customers Bank)’와 제휴한 ’T모바일머니(T-Mobile Money)’를 서비스 중이다. T모바일머니 고객은 애플페이를 통해 직접 계좌이체가 가능하다. 과거 애플페이는 T모바일머니 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캐쉬백을 제공하는 등의 이벤트도 진행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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