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분기부터 수출 감소세 본격화 진단...성장율 전망↓
환율은 주간 종가 1473.20원...금융위기 이후 최고

한국의 실질 수출 GDP와 제조업 GDP 전망. JP모건 제공.
한국의 실질 수출 GDP와 제조업 GDP 전망. JP모건 제공.

글로벌 자산운용사 JP모건은 한국은행이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8일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성장 둔화, 정책은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통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수출 부진과 대외 충격으로 더욱 둔화될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와 재정 부양책 등 통화·재정정책의 동반 완화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JP모건이 2025년과 2026년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0.7%, 1.8%로 하향 조정했다”며 “이는 기존 전망보다 각각 0.2%포인트 낮춘 수치”라고 설명했다.

JP모건은 지난주에도 2025년 성장률을 0.9%로 낮췄지만, 1분기 수출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관세 충격 가능성까지 반영하며 추가로 전망치를 조정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대외 여건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며 “미국의 관세 인상 폭이 예상을 뛰어넘었고, 주요 교역국의 성장률 둔화까지 겹치면서 한국의 수출과 제조업 성장률 모두 정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2분기부터 수출 감소세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재고 비축 흐름이 미미했던 만큼, 1분기 내 조기 수요 반등이 없었고, 이에 따라 향후 수출 흐름도 점차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기업들이 이익 마진 축소와 재고 활용 등으로 충격을 일부 흡수하겠지만, 결국 수출 물량 증가율은 점진적으로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제조업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도 그는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1.7%)나 코로나19(-2.0%) 수준만큼은 아니지만, 2010~2019년 평균 4%, 2021~2024년 평균 3.7%와 비교하면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질GDP 성장률에 대한 하향 조정 전망. JP모건 제공.
실질GDP 성장률에 대한 하향 조정 전망. JP모건 제공.

이러한 판단에 따라 JP모건은 한국은행이 4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2.5%로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전에는 5월 인하를 예상했지만, 대외 수요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4월 인하로 전망을 앞당긴다”고 밝혔다.

이어 “2월에 이어 4월에도 연속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후에는 한 차례 숨 고르기를 거친 뒤 8월부터 분기별 인하 사이클이 재개될 것”이라며 “결국 2026년 2분기까지 기준금리가 1.5%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재정정책에 대해서도 보다 적극적인 대응을 예상했다. 그는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GDP 대비 약 1.3% 규모의 2단계 재정 부양책이 시행될 것”이라며 “민간 소비 개선과 함께 내수 부양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가 전망과 관련해선 “환율 약세로 인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일부 존재하지만, 전반적인 경기 둔화와 유가 안정, 중국의 수출 다변화 등으로 인해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우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2025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0%에서 2.2%로 소폭 상향 조정했다.

최근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제기되는 외환시장 불안 우려에 대해서는 “환율 하락은 통화정책의 전달 경로 중 하나이며,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상황에서는 환율보다 실물경기 고려가 우선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책 대응이 너무 빠르다는 지적도 있지만, 한 달 반 앞당겨 움직이는 편익이 더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관세 인상, 글로벌 수요 둔화 등 외부 충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한국의 통화·재정정책은 보다 공조된 방식으로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날 대비 0.26%(6.03포인트) 오른 2334.23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1473.20원을 기록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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