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과기·통일·해수부 4개 부처 후보자 청문회
피켓 부착 실랑이...정치 퍼포먼스 오염 '눈살'
후보 의혹·자격 놓고 공방전, 적극 해명에도 '뒤끝'
이재명 정부 초대 내각 인사청문회가 첫날부터 여야 공방전으로 비화되면 거센 파열음을 냈다.
국회는 14일 여성가족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일부,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동시에 진행했다. 하지만 시작과 동시 일부 회의장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피켓 부착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회의가 지체되는 등 파행으로 얼룩지기도 했다.
후보자들은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선 모습이었다. 자료 미비와 증인 불출석을 놓고도 벌어진 공방전 속 의혹 해소는 미비한 채 개운치 않은 뒤끝만 남겼다.
먼저 논란의 중심에 선 강선우 여가부 장관 후보자는 '보좌관 갑질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자택 변기 수리와 쓰레기 처리 등을 지시하며 갑질을 일삼았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갑질왕 OUT'이라는 문구의 피켓을 부착하고 등장해 회의 시작부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격한 언쟁을 벌였다. 민주당은 '내란정당 아웃'이라는 피켓으로 맞섰고, 결국 13분 만에 회의는 정회됐다 오후가 되어서야 재개됐다.
강 후보자는 "부덕의 소치"라며 "상처받았을 보좌진들께 사과 드린다"며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오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도덕성과 공직자 자격론을 내세워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고, 민주당은 "사적 논란을 과도하게 부풀리고 있다"며 방어에 나섰다.
과방위에서 열린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장에서도 '피켓' 신경전이 벌어졌다. 국민의힘은 '최민희 독재'라는 피켓을 노트북에 부착했고, 최민희 위원장의 요청에 따라 피켓 철거를 위해 국회 경위까지 나서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배 후보자에게는 부실 복무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은 병역 특례 복무 중 석사·박사 학위 취득과 미국 MBA 과정 이수한 것을 추궁했고, 배 후보자는 "병무청과 연구소의 허가를 받고 야간·비근무 시간에 학위를 병행했다"고 소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과학기술 정책을 이끌 전문가"라며 배 후보자를 추켜세웠다. 배 후보자는 고가 부동산 매입과 관련된 자금 출처, 해외 주식과 가상자산 거래 내역 미제출에 대해서도 "정상적으로 거래했고, 가상자산 계좌는 이미 해지돼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가족의 태양광 사업과 본인이 공동 발의한 '영농형 태양광 지원법' 간 이해충돌 여부로 야당의 질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아내는 중고 태양광 패널을 취급하며, 해당 법안은 농가 지원 정책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함께 제기된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서는 "귀농을 준비하며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불찰은 있었지만 위법은 없다"고 답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야당은 '전문성'을 따졌다. 전 후보자가 장관에 취임하면 이 대통령이 주문한 '해수부 부산 이전'의 주무부처 역할을 맡게 된다.
전 후보자는 부산(북구·강서)에서만 내리 3선을 했지만, 줄곧 관련 상임위인 농해수위가 아니라 문체위 소속으로 활동을 해왔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또한 전 후보자가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부산 시장에 출마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고 캐물었고, 전 후보자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국민의힘은 이밖에도 조 후보자의 출판기념회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자료 미비를 물고 늘어졌지만, 조 후보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공세를 피했다.
한편 국회는 오는 18일까지 각 부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이어간다. 확정된 일정은 △15일(권오을-보훈부, 한성숙-중기부, 안규백-국방부, 임광현-국세청장) △16일(정성호-법무부, 김영훈-고용부, 이진숙-교육부) △17일(조현-외교부, 김정관-산업부, 구윤철-기재부) △18일(윤호중-행안부, 정은경-복지부)이다.
김상환 헌법재판소장 청문회는 21일 열린다. 아직 미정인 김윤덕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최휘영 문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일정도 상임위 안건 처리를 거쳐 곧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