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 주식운용 대표 “아시아 지역은 저평가된 기회의 땅”
“아세안 지역은 유럽, 미국보다 성장 스토리가 뚜렷”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피 5000’ 달성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 “저평가된 한국 시장, 구조개혁이 성과로 이어질 것”


17일 로베코자산운용은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2025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피 5000 달성’에 대해 어떠한 의견인지” 질문했다. 

조슈아 크랩 로베코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주식운용 대표는 “한국 시장은 실제로 꽤 저렴한 시장”이라며 “연기금이나 장기 투자자의 자금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시장이 성장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크랩 대표는 “최근 한국 정부에서 추진 중인 일부 시장개혁 조치들이 시장과 수익률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며 “그래서 나는 한국 시장이 마음에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역은 저평가된 기회의 땅”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밸류업 정책은 초기에 회의적 시선이 많았지만, 일본의 사례처럼 결국 주주환원과 구조 개혁이 성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상법 개정 등 최근 논의들은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코스피 5000은 내가 제시한 수치는 아니지만, 그렇게 된다면 매우 반가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 사례를 보면, 여러 정부 정책 덕분에 기업들에 드라마틱한 변화들이 있던 게 사실”이라며 “단순히 배당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자본 원칙에 입각해 투자를 집행하고 투자자로부터 수익을 얻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는 차원에서 기업들에게도 한국정부가 추진 중인 정책들이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미국 집중투자 시대는 저물고 있다…아시아 기회의 땅”


로베코자산운용은 “미국 중심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해 투자자들이 점차 재배분을 고민하고 있으며, 아시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조슈아 크랩 대표는 “일본은 디플레이션 종료, 자사주 매입, 임금 인상 등 구조 변화가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으며, 인도는 고평가가 다소 조정된 지금이 기회”라며 “아세안 지역은 유럽, 미국보다 성장 스토리가 뚜렷하다”고 덧붙였다.

로베코자산운용 제공.
로베코자산운용 제공.

크랩 대표는 “그동안 중국시장은 어닝 하향 조정이 있었지만, 일부 산업에서는 바닥을 찍고 반등 신호가 나오고 있다”며 “예를 들어 반려동물 산업은 출산율 저하와 소비 변화 속에서도 구조적 성장을 보이는 분야”라고 언급했다.

그는 “미국 중심의 투자에서 벗어나 아시아와 신흥국으로 시야를 넓혀야 할 시점”이라며 “이제는 분산을 다시 생각해야 하는 두 번째 기회”라고 강조했다. “각국의 상황은 다르지만, 아시아는 여전히 저렴하고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 이 흐름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적 전환”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크랩 대표는 한국에 방문해 미국 매그니피센트7(M7) 투자 과열 현상을 비롯해 ESG와 신흥국 투자 매력을 강조했다. M7이란 애플·엔비디아·알파벳·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 그룹을 일컫는 말이다.

그는 “M7 투자과열을 비롯해 ESG와 신흥국 투자 매력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지”에 대한 스트레이트뉴스 추가 질문에 대해 “작년과 올해 달라진 점은 미국시장 밸류에 대해 투자자들이 처음으로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크랩 대표 “그 의문이 결국 자금을 미국 밖으로 움직이게 만들 것이며, 그 과정에서 투자기회가 만들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에 대해 그는 “6개월 전 중동 갈등, 관세 불확실성, 미국 인플레이션을 이야기했다면 대부분 시장이 폭락할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 시장은 고점을 회복 중이며, 금과 신흥국 채권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베코자산운용 제공.
로베코자산운용 제공.

그는 “미국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고, 어닝 모멘텀은 약화되고 있다”며 “이제는 M7 종목 중심의 집중 투자에서 벗어나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외국인의 미국 주식 보유 비중이 두 배로 증가했다”며 “이제 자금의 일부만 아시아로 이동해도 시장은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그는 달러에 대한 의문도 언급했다. 크랩 대표는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는 투자자들이 과도한 달러 익스포저를 줄이고, 자산을 분산시킬 필요성을 깨달은 계기”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 약세는 신흥국, 아시아, 가치주에 유리한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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