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고평가 논란 속 반도체주 급락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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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던 코스피가 미국 발 인공지능(AI) 고평가 우려에 4000선을 내 주게 됐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12%(169.76포인트(p)) 떨어진 3951.98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61% 하락한 4055.47에 개장했다. 장 초반 낙폭을 키워가던 코스피는 오전 9시 5분 기준 최저 3979.05까지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불과 이틀 전까지만 해도 ‘11만 전자’를 돌파했으나, 이날 5.24% 하락한 9만9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 6.14% 급락한 55만원을 기록했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넘게 순매수세를 이어갔던 개인은 이날도 1020억원 순매수하며 하방을 방어하고 있다. 반면 외국인은 2121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4.53% 하락한 884.56에 거래 중이다.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0.79% 하락한 919.28에 개장해 낙폭을 키우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일 한국 증시는 팔란티어 실적 발표 후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불안 여파로 하락하자 급격하게 상승했던 반도체 종목은 물론, 조선, 방산,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출회된 점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시장의 붕괴보다는 차익 실현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며 “원화 약세 속 외국인의 순환매성 매매 형태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통상 증시의 분위기와 여론은 주가 흐름을 따라가는 만큼 당분간 시장에는 증시의 고밸류에이션과 AI 주식들의 수익성을 우려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조성될 듯 하다”면서 “실적과 수익성이 뒷받침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분할 매수 대응해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한편 간밤 미국 증시가 AI 고평가 우려 속 하락하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4일 다우존스(-0.53%), S&P500(-1.17%), 나스닥(-2.04%) 등 3대 지수는 동반 하락했다. 

AI 기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팰런티어는 전날 월가 전망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고 실적 전망까지 올렸는데도 7.94% 급락했다. 팰런티어 주가가 올해 들어 150% 넘게 오른 가운데 현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팰런티어의 급락은 다른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졌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이날 3.96% 하락했고, AI 칩 제조사인 AMD(-3.70%)도 낙폭이 컸다. 테슬라는 5.15% 급락했고, 알파벳(-2.16%), 브로드컴(-2.81%), 아마존(-1.83%), 메타(-1.59%), 오라클(-3.75%) 등 AI 관련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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