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은 전 세계적으로 확립된 전략”…한국은 고배당 중심

제이슨 예 S&P다우존스 이사(아시아태평양 배당·전략지수 담당).
제이슨 예 S&P다우존스 이사(아시아태평양 배당·전략지수 담당).

스탠더드앤드푸어(S&P)는 “코스피 배당 종목 추종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 자본시장의 ‘배당 성장 지수’ 공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 코스피 예측 목적 아냐... 기초 지표 제공할 것


7일 S&P다우존스 코리아는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진화하는 지수 솔루션을 활용한 자산배분 전략 탐색’을 주제로 ‘한국 인사이트 리더십 세미나’를 개최했다.

제이슨 예 S&P다우존스 이사(아시아태평양 배당·전략지수 담당)는 “코스피·코스피200을 기준으로 반기마다 가치·배당·모멘텀·저변동성 등을 5분위로 나눠보면 가치와 배당은 수익률과 위험조정수익이 단조롭게 개선되는 모습이 뚜렷하다”며 “모멘텀도 고분위가 우월하고, 저변동성은 방어력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날 스트레이트뉴스는 “해당 지수를 개발 중인 배경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예 이사는 “배당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확립된 전략”이라며 “미국 시장에는 다우존스 배당 아리스토크랫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대체로 ‘고배당’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거래소와 함께 ‘S&P KRX ESG Dividend Opportunities Index’를 운영하는 등 고배당 영역을 보완해 왔지만, 한국 시장에는 ‘배당 성장’이라는 큰 축이 아직 성숙한 지수로 자리잡지 못했다”며 “상품 공백을 메우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제이슨 예 S&P다우존스 이사(아시아태평양 배당·전략지수 담당).
제이슨 예 S&P다우존스 이사(아시아태평양 배당·전략지수 담당).

그는 “지수를 개발하기 위해 코스피200 데이터를 일부 썼지만, 분석의 상당 부분은 한국 시장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당사의 ‘S&P Korea BMI’ 지수를 기반으로 했다”며 “우리가 한국 시장에서 다양한 전략과 산업을 살피는 이유는 시장을 예측하려는 게 아니라, 시장 참가자가 쓸 수 있는 ‘기초 지표(빌딩 블록)’을 제공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 지수는 배당 전략 성과를 측정하는 벤치마크이자, 규칙 기반·투명·저비용 방식으로 성과를 복제하는 도구”라고 덧붙였다.

국내 배당지수 라인업에 대한 견해도 제시했다. 예 이사는 “배당은 전 세계적으로 확립된 전략”이라며 “미국 시장에는 다우존스 배당 아리스토크랫 등 다양한 프랜차이즈가 있지만, 한국에서는 대체로 ‘고배당’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거래소와 함께 ‘S&P KRX ESG Dividend Opportunities Index’를 운영하는 등 고배당 영역을 보완해 왔지만, 한국 시장에는 ‘배당 성장’이라는 큰 축이 아직 성숙한 지수로 자리잡지 못했다”며 “상품 공백을 메우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한국거래소의 ‘2025년 10월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7일 사상 최초로 4000포인트를 돌파했고, 이와 함께 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으로 구성된 밸류업 지수도 10월 말 1687.27p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77.8% 상승한 수치로,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률(71.2%)을 상회했다. 이에 따라 밸류업 ETF 13종의 순자산총액은 1조원을 돌파하며, 지난해 11월 첫 설정 시점(4961억 원) 대비 10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 “2022년 이후 기술주 중심 쏠림 현상 뚜렷”


최근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선 배당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이 9월 상장한 ‘SOL 코리아고배당’ ETF의 경우, 개인투자자 누적 순매수가 835억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AI테크핵심산업액티브 ETF의 순자산액 역시 5일 기준 1034억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 ETF는 9월 23일 상장 이후 10월 27일까지 약 한달간 17.33%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 나스닥 전광판에 등장한 TIGER ETF.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국 뉴욕 나스닥 전광판에 등장한 TIGER ETF. 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제이슨 예 이사는 “코로나 이후, 특히 2022년부터 대형 기술주 중심의 쏠림이 크게 늘었다”며 “S&P500과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담는 S&P500 동일가중 지수의 성과 차이가 최근 3년동안 빠르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예 이사는 “동일가중 지수는 구조적으로 중·소형주 비중이 조금 더 올라간다”며 “대형 기술주에 모멘텀이 강하게 붙으면서 격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밸류에이션도 중·대형주가 더 빠르게 높아졌다”며 “이 점도 스프레드 확대에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대형주에서는 모멘텀이 비교적 잘 먹혔다”며 “반면 소형주에서는 가치 요인이 더 강하고 모멘텀 효과는 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소형주에선 가치와 모멘텀이 서로 상쇄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 이사는 “S&P 다우존스는 지수 제공자이기 때문에 개별 종목 분석을 하지도, 코스피가 향후 어떻게 될지 예측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S&P500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예 이사는 “우리가 논의한 지수는 그 자체로는 투자 대상이 아니다”며 “지수가 구조화증권이나 ETF 같은 상품으로 포장될 때 운용사와 발행사가 규칙을 복제해 투자 가능한 상품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자산운용사 리서치와 혼동하는 질문이 많아 역할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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