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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자초한 홍준표, 보수 궤멸 부르나?
위기 자초한 홍준표, 보수 궤멸 부르나?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18.0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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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파만 행복한 나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자유한국당에 한 표 달라.”

“세금은 이렇게 긁어내면서 왜 경제가 안 살아나느냐, 긁어내서 공산주의식으로 배급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70~80%라는 것은 전부 거짓말이다. 실제로는 40%를 넘지 않는다.”

“국민 여러분! 여론조사기관이 혹세무민 하는 세상입니다. 저들은 여론조작과 지지율 조작으로 국민을 현혹해서 선거를 치르려고 획책하고 있습니다. 괴벨스 정권에 현혹되지 마시고...”

지난 1일, 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부산 해운대와 같은 당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쏟아낸 ‘거짓 선동’ 발언들이다.

홍 대표의 이 같은 발언들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아니, 냉담을 넘어 고의적인 유세 방해까지 하는 정도다.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홍 대표의 해운대 유세 동영상이 화제였다. 홍 대표가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시작하자, 지나던 차량이 경적을 울리더니 연설하는 내내 경적소리가 이어졌던 것.

한국당 내부에서도 당대표의 막말과 거짓 선동에 반발이 흘러나온다. 지난달 말 당내 중진 정우택 전 원내대표와 박성효 대전시장 선거 후보가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 데 이어 선거에 나선 자당 후보들마저 당 대표의 방문을 기피한 것이다.

5월 31일, 홍 대표는 이인제 충남도지사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기 위해 천안을 찾았지만, 이인제 후보는 나타나지 않았다. 부산 해운대구 지원 유세 현장에서는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보이지 않았고, 울산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실에서도 김기현 후보 당사자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도 성남에서도 홍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는 함께하지 않았고, 경북 포항 청하시장에서도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는 없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방송국 토론회 때문이다”, “일정이 달라서 그렇다”, “유권자들을 더 만나기 위해 각자 유세 현장을 달리해 움직이기로 했다”는 등 변명성 입장들을 내놓고 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한국당 후보들은 홍 대표와 함께하는 유세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함께 유세차에 오르자니 홍 대표의 막말과 거짓 선동이 선거에 도움 되지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불참하자니 이른바 ‘홍준표 패싱’ 논란이 일 것 같아서다.

언론들이 앞 다퉈 ‘홍준표 패싱’ 논란을 다루기 시작하자, 한국당은 3일로 예정됐던 홍 대표의 강원, 충북, 경기, 서울 지원유세를 취소하고 전략회의를 가진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의 수많은 후보들이 막말과 거짓 선동을 일삼아 온 홍준표 대표의 방문에 손사래를 치며 ‘홍준표 패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시대는 평화로 향하는데 온갖 거짓 선동과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는 데만 혈안이 된 홍준표 대표의 거친 입을 좋아할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홍 대표의 발언에 관한 한, 초록은 동색이 아니었다. 정두언 전 의원과 이명박 정권 당시 정무수석 비서관을 지냈던 박형준 동아대 교수도 비난전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후보들이 괜히 선거운동 시간만 잡아먹고 낭비하고 이미지만 나빠지니까 (홍 대표를 피해) 도망 다니는 것”이라며 박근혜 탄핵 이후 국민정서를 제대로 읽지 못한 탓에 지방선거 후 당 자체가 ‘영남 자민련’으로 쪼그라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jtbc '썰전'에 출연해 "홍 대표나 야당이 메시지의 내용보다도 메시지를 어떤 방식으로 국민들의 감성에 닿게 할 거냐, 하는 부분에서 굉장히 실수하고 있다. 놀부 심보처럼 느껴지면 안 된다"면서 잘못된 표현 방식의 원인으로 적개심을 지목하기도 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세계를 강타하는 가운데, 수십 년 동안 ‘북풍’을 ‘우려먹었던’ 보수 진영이 궤멸 직전으로 빠져들고 있다. 그 선두에 말만 하면 대중의 조롱거리로 전락해 버리는 당대표가 있다.

홍 대표와 한국당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대국민 겁박성 슬로건이 먹혀들지 않자, ‘나라’를 ‘경제’로 바꿨지만, 공감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그러자 다시 ‘북풍’ 병행으로 선회한 듯한 모양새다. 지원 유세 도중 “미국이 자기들만 살겠다고 동맹을 저버리고 있다”며 그동안 감싸왔던 미국을 대놓고 비난한 홍 대표의 발언을 보면 그렇다.

끊이지 않는 막말과 거짓 선동에 허장성세까지 추가됐다. 모든 언론이 한국당의 참패를 예상하는 지금, 홍 대표가 “자체 조사 결과”라며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을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아서다.

시대는 변했는데, 제1야당 대표는 객관성을 상실해 민심의 변화를 읽어낼 수 없고, 중진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보수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더불어, 한국 정치지형의 위기 또한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짝이 맞지 않는 날개로는 날아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보수를 표방하지만 장황하기만 한 ‘입보수’ 말고, 진짜 보수, 건전하고 합리적인 보수의 등장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태현bizlin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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