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금리 5.2% 수준..3월 4%대 후반 전망
DSR 3단계까지 겹쳐..시장 양극화 우려 확대
시중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소폭 인하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산시장 실수요자들은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올해 2분기로 넘어가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양극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은행업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주담대 우대금리 최대 적용 폭을 기존 연 1.2%포인트(p)에서 1.5%p로 넓힌다. 하단 기준으로 연 금리가 0.3%p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 시행일은 오는 21일이다. 농협은행은 12일부터 비대면 주기형 주택담보대출 상품 금리를 최대 0.6%p 내렸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지난달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0.05~0.30%p 내렸다. 기업은행은 주담대 가산금리를 0.3%p 낮췄다.
최근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낮춘 이유는 지난달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내릴 때가 됐다’고 발언한 영향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주담대 수요자가 느끼는 금리 수준은 아직도 부담스럽다. 이날 기준 경기 북부 A 신축아파트 집단대출(5년 고정 기준) 신청 시 적용되는 금리는 5.2%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매매가가 5억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원리금 균등 상환 방식으로 매월 약 948만1500원을 상환해야 한다. 5억원을 연이율 5.5%로 15년 동안 갚는다면, 매월 약 408만5400원을 상환해야한다.
3월 중순 입주 예정인 경기 북부의 B 아파트 집단대출 역시 4%대 후반의 금리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수요자들이 기대하는 3%대로 대출을 받으려면 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 모기지 상품을 이용해야 한다.
대부분 시중은행이 대출 금리를 내리는 추세인 가운데 오히려 장벽을 높인 사례도 있다. 지난달 말 하나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상품인 '하나원큐 아파트론' 대출 한도를 기존 최대 10억원에서 최대 5억원으로 줄인다고 밝혔다. ‘하나원큐주택담보대출’ 상품 역시 대출한도가 최대 7억원에서 5억원으로 축소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면 창구 주담대에 대해서는 한도 조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은행 영업현장에선 “수요자가 제1금융권으로 주담대를 신청할 경우 금리 조건이 비슷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력한 금리 탓에 금융권 가계대출은 1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날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전체 금융권의 1월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0.054%(9000억원) 줄어든 166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금융권 가계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담대 증가 폭도 둔화하는 추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말 주담대 증가 폭은 전달보다 1000억원 줄어든 3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2월 말 기준 증가폭(3조4000억원)과 비교해 2.93% 줄어든 수준이다.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0.044%(5000억원) 줄어든 114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한국은행이 1분기 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현재의 분위기가 지속되면 주담대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적용을 앞두고 있어 당분간 부동산 경기는 침체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2분기로 넘어가면서 지방과 수도권의 양극화는 있을 수 있다”며 “지방은 미분양 물건 적체와 수요 부재로 가격하락이 동반되고 있어 가계대출 증가 추세는 좀 꺾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서울 등지는 토지허가 규제 해제 또는 봄 이사철 전세가 상승 가능성을 고려하면 대출 수요가 이사철에 발현될 수 있겠다”며 “다만 7월부터 전국적으로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가 시행되고 제1금융권에 이어 제2금융권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시행할 예정이라 작년과 비교해 월별 대출 증가율이 크게 높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