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대행, 이달 가계대출 관리 방안 발표
DSR 3단계 시행 시 지방 부동산 선타격 우려
최근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가운데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규제 강화로 인해 가계대출이 2분기에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열고 2월 중 가계대출 관리 계획 확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했다.
최 권한대행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는 80% 수준으로 안정화되도록 해야 한다”며 “가계부채 증가율을 올해 경상 성장률(물가 변동을 고려하지 않은 경제 성장률) 3.8% 범위 내에서 일관되게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가계대출은 감소세로 전환됐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1월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대비 9000억원 감소했다.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선 건 10개월 만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5000억원 줄어들며 두 달 연속 감소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이 1조7000억원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기타대출이 2조1000억원 감소한 영향이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5000억원 감소하며 전월의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가계대출 규모가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최 권한 대행이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언급한 건 하반기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당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 100명 중 55명이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내 경제의 저성장 우려와 최근 원·달러 환율 안정세 등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협상 가능성으로 환율이 1430원대로 하락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2.75%로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올해 분기별로 0.25%p씩 추가 인하하여 3분기에는 최종 금리가 2.25%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BNP파리바 역시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2.75%로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금리 인하와 동시에 시장의 과도한 기대를 억제하기 위해 매파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1월 5.5~6%대 수준이던 시중은행의 수도권 아파트 집단대출도 이달 4.5%까지 내려왔다. 다만 하반기 스트레스 DSR 3단계 적용을 앞두고 2024년처럼 가계대출 수요가 급증하진 않을지 우려가 제기된다.
스트레스 DSR은 대출 상환 능력을 평가할 때 금리 상승 위험을 반영하여 산정하는 지표로, 3단계에서는 스트레스 금리가 100% 적용된다. 이에 따라 동일한 소득 수준이라도 대출 한도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스트레스 DSR 3단계가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예를 들어, 연 소득 6000만원인 차주의 경우,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전에는 4억19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했으나, 시행 후에는 3억5200만원으로 약 6700만원의 대출 한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이 높을수록 대출 한도 감소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도 9월 스트레스 DSR 2단계 적용을 앞두고, 8월까지 가계대출 수요가 폭증한 바 있다. 올해 2분기 가계대출 급증이 전망되는 이유다.
한편 정부가 올해도 가계대출 규제를 강화할 경우, 지역 건설경기가 우선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여진다. 지방의 미분양 해소를 위해 정부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적용을 유예하거나 완화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장에선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방안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있다.
19일 정부는 건설경기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악성 미분양 3000가구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하는 방안이다. 또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면 디딤돌대출 때 이자를 낮춰주는 우대금리를 신설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스트레이트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약 1만7천호 정도라 악성미분양 공공 매입임대 활용(3천호)과 지방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전용85㎡이하)에 대한 10년 민간매입형 등록 임대사업 허용, CR리츠 출시 등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다만 5만 호를 넘긴 지방 미분양 적체 외에도 인구 감소, 고령화, 공가 및 주택 수요 부재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지방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방은 이미 3년 이상 총청약자와 청약경쟁률이 낮아지는 상황이고 수도권으로의 상경 투자 추세가 큰 만큼 지방에 주택을 구입해도 자산가치로서의 안전성이 있다는 면을 수요자에게 각인시킬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미 지인구 소멸지역에 대한 1세대 1주택 특례 세제혜택을 시행하고 있지만 아직 시장 반응은 미온적”이라며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구입 시 디딤돌 대출 우대금리 신설이나 지방 3단계 스트레스 DSR 완화 등도 좋지만, 향후 세제(양도세 5년 감면 조특법, 취득세 완화 등)나 지방 생활 인프라 등 시장이 생각하는 그 이상을 내놓아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