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새 3.7배 급증…자영업 대출 구조, 70대 중심으로 '역전'
정일영 "고령 자영업자 37%, 부채 경감 프로그램 가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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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버티는 노후’가 현실이 됐다. 70대 이상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이 37조 4,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5년 10조 원에서 불과 10년 만에 3.7배 급증한 수치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연수을)이 한국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 자영업자 부채 증가세는 다른 연령층을 압도하며 자영업 대출 구조의 중심축이 70대로 이동했다.

한국은행 가계부채 통계에 따르면 2015년에는 40대(12.1조 원), 50대(10.8조 원), 70대 이상(10조 원) 순이었으나, 2025년 2분기에는 70대 이상(37.4조 원)이 가장 많고, 이어 50대(34.6조 원), 40대(27.7조 원) 순으로 완전히 역전됐다.

같은 기간 70대 이상이 자영업자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4%에서 28.7%로 4.3%포인트 증가했다.

고령층의 자영업 의존도도 커졌다.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15년 142만 명에서 2024년 210만 명으로 늘어 전체 자영업자의 37.1%를 차지했다. 즉, 자영업자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는 다중채무 보유자이면서 소득 하위 30%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이들을 말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2금융권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고 있어 연체율 상승과 원리금 상환 부담이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일영 의원은 “사업을 이어가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은퇴자금이 부족한 고령 자영업자들이 이중의 부담을 지고 있다”며 “정부는 채무 조정·이자 경감 등 맞춤형 부채 경감 프로그램과 금융·복지 연계 시스템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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