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국내 증권사 주문 절반 급감
김영진 "국부펀드라면 금융산업 발전 책임 다해야"

한국투자공사. 연합뉴스. 
한국투자공사. 연합뉴스. 

한국투자공사(KIC)가 국내 증권사를 통한 해외주식 직접투자 주문을 절반 수준으로 줄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쿼터제’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병)이 24일 KIC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IC의 국내 증권사를 통한 해외주식 직접투자 주문액은 ‘쿼터제’ 도입 후 급증세를 보였다. 2020년 24억 달러(비중 7.8%)에서 2022년 91억 달러(22.6%)까지 늘며 국내 증권사에 일정 비중을 배정하는 제도의 성과가 가시화됐다.

그러나 2023년 이후 주문액과 비율 모두 급감했다. 올해 8월 기준 국내 증권사를 통한 직접투자 주문액은 19억 달러(13.7%)로, 정점이던 2022년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쿼터 제1~3기 프로그램 현황(단위억 달러). 자료 한국투자공사. 김영진 의원실.  
쿼터 제1~3기 프로그램 현황(단위억 달러). 자료 한국투자공사. 김영진 의원실.  

KIC는 주문 비중 감소 이유로 “국내 증권사의 기업 리서치 역량이 해외 증권사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KIC가 국내 증권사에 배정한 ‘쿼터제’는 프로그램 트레이딩(자동매매) 중심으로, 증권사의 리서치 능력과 직접적 연관이 없다”며 “자동주문 방식인데 리서치 역량을 문제 삼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내 증권사에 지급되는 수수료가 해외 증권사와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KIC의 선택이 비용 효율성 때문이라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 김 의원은 “KIC가 설립 취지대로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견인하려면 국내 증권사의 글로벌 트레이딩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국부펀드로서 금융 생태계 육성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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