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영, 김예지 겨냥해 "장애인 할당 많다, 기득권"
장동혁, 대변인단 '입조심' 지시..."언행 관리 필요" 

지난 2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안내견과 함께 참석한 김예지 의원. 연합뉴스.  
지난 2월 국민의힘 의원총회에 안내견과 함께 참석한 김예지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이 유튜브 방송에서 김예지 의원을 비판하며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해서 문제"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당 지도부가 즉각 제동에 나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박 대변인에게 직접 경고 조치를 내리고 당직자 전체에 언행 관리 강화를 지시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공지를 통해 "장 대표가 박 대변인 관련 보도에 대해 당사자에게 엄중 경고했다"며 "대변인단을 포함해 모든 당직자에게 언행을 각별히 유의하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당 수석대변인인 박성훈 의원도 기자들에게 "(박 대변인의 발언은) 합리적 보수의 기준에 적용해도 부적절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변인은 지난 12일 한 유튜브 채널에서 김 의원의 비례대표 재선 사실을 문제 삼으며 "장애인 할당이 너무 많다", "눈이 불편한 것을 제외하면 기득권", "배려를 당연히 여긴다"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이어 "비례 한 번 받았으면 포기해야지 뭔데 지가 두 번을 받냐?", "김예지는 진짜 좋게 볼 수가 없는 게 왜 국민의힘에서 공천 달라고 구걸하냐"는 주장도 이어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김 의원이 찬탄파로 분류됐던 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논란이 커지자 박 대변인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입장을 올려 “과격하게 들릴 수 있는 표현들에 대해선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김 의원에게 직접적인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는 "장애인이라고 다른 집단에 비해 과대표돼선 안 되며 마찬가지로 특정인에게 과도한 특혜를 줘야 할 이유가 될 수도 없다"며 기존 주장을 유지했다. 또 "뭐만 하면 무지성 혐오몰이 하는 스테레오 타입부터 벗어야 한다"고도 반박했다.

김 의원은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11번으로 당선된 후, 이어 2024년 제22대 총선에서도 다시 비례대표로 당선되며 재선 의원이 됐다. 당 내부에서 비례대표 순번을 배치할 때 '장애인 여성'이라는 상징성과 전략적 고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가 신속하게 경고를 내리며 진화에 나섰지만 장애인 비례제의 취지와 당내 약자 배려 문화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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