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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결산] 中‘일대일로’와 美‘보호무역주의’ 정면충돌
[APEC결산] 中‘일대일로’와 美‘보호무역주의’ 정면충돌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18.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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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없이 끝난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정상들 및 비즈니스 지도자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우려
다자주의에 공감한 문재인 대통령과 IMF 라가르드 총재
일대일로 대응하는 미국, 일본, 호주의 인도ㆍ태평양전략
아르헨티나 G20정상회담으로 넘어간 미중 무역전쟁 해결책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21개국 정상들 및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지도자들이 모인 가운데 파푸아뉴기니의 수도 포트 모즈비(Port Moresby)에서 열린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G2인 미국과 중국이 ‘보호무역주의’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를 두고 정면충돌했다.

세계 우려 속 미국 일방 보호무역주의 성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미국우선주의가 세계무역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있다. 미국우선주의 보호무역정책은 단기적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고, 결국 실패할 것이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중국은 해외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요하고, 지식재산권을 훔치는 등 수년 동안 미국을 이용해왔다.” -미국 마이크 펜스(Mike Pence) 부통령-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토요일 열린 본회의 연설에서 시진핑 주석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다자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놓고 서로 직격탄을 날리며 설전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파푸아뉴기니 라자암팟(Raja Ampat) 해안의 팜아일랜드(Fam Islands)(자료:APEC CEO Summit 2018) ⓒ스트레이트뉴스
파푸아뉴기니 라자암팟(Raja Ampat) 해안의 팜아일랜드(Fam Islands)(자료:APEC CEO Summit 2018) ⓒ스트레이트뉴스
파푸아뉴기니의 수도 포트 모즈비(Port Moresby)에 건설된 APEC 회의장(자료:APEC CEO Summit 2018). 국민 중 40%가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아가는 파푸아뉴기니는 이번 APEC 정상회의 준비에 1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파푸아뉴기니의 수도 포트 모즈비(Port Moresby)에 건설된 APEC 회의장(자료:APEC CEO Summit 2018). 국민 중 40%가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아가는 파푸아뉴기니는 이번 APEC 정상회의 준비에 15억 달러(약 1조7,000억 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스트레이트뉴스

펜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은 중국에 더 많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중국도 그에 맞서 1,1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의 언급은 2,6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겠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재확인한 것이다.

AFP통신은 “두 라이벌 간에 벌어지는 무역전쟁이 환태평양의 지역경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일부 참석자들이 우려를 표명했다”며 억만장자이자 디지셀(Digicel)의 회장인 데니스 오브라이언(Denis O'Brien)의 발언을 실었다.

“각국 정상들과 비즈니스 지도자들은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저녁식사를 하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라며 투덜거린다. 이건 매우 강제적인 상황이다. (미국이라는) 한 나라가 다른 모든 국가들을 상대로 수년에 걸쳐 합의된 관세를 바꾸도록 강제하고 있다.” -데니스 오브라이언 회장-

APEC 정상회의의 전통에 따라 파푸아뉴기니 전통의상을 착용하고 토요일 갈라 만찬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자료:AFP) ⓒ스트레이트뉴스
APEC 정상회의의 전통에 따라 파푸아뉴기니 전통의상을 착용하고 토요일 갈라 만찬에 참석한 각국 정상들(자료:AFP) ⓒ스트레이트뉴스

문재인 대통령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포용적 기회 활용, 디지털 미래 대비’를 주제로 열린 회의에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게 “IMF가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우려하고 올해 연차총회에서 다자주의를 통한 해결을 촉구하는 등 노력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최근 보호무역주의와 불균형적 성장이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성장과 무역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을 통해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규범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를 복원하고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통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들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 신흥국을 중심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데, IMF는 어떤 방식으로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강화할 것인지”를 물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다자무역체제 복원과 관련, “여러 국가들이 WTO 개혁에 대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했고, 금융 안전망 강화와 관련해서는 “IMF에 대한 주요국의 쿼터 확대, 다시 말해서 추가적인 투자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답했다.

APEC 정상회의에서 한중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자료:청와대) ⓒ스트레이트뉴스
한중정상회담을 가진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2018.11.17)(자료:청와대) ⓒ스트레이트뉴스

일본 교도통신과 NHK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외교정책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확산하는 보호무역주의에 우려를 표명했다.

아베 총리는 심화되는 미중 간 무역전쟁에 대해 “보호무역에 의한 무역제한조치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어떤 조치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해진 규칙에 따라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미국을 비판했다.

中國의 ‘일대일로’에 대응하는 美國의 인도ㆍ태평양전략

시진핑 주석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설전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실크로드를 건설하겠다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ㆍ해상 실크로드)’로도 확대됐다.

일대일로가 역내 ‘수표책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시진핑 주석은 연설에서 “일대일로는 패권을 추구하려는 것이 아니다. 함정도 아니고 숨겨진 의도도 없다. 주변 국가들이 빚더미에 빠지지도 않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시진핑 주석에 이어 연설 중인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자료:USnews) ⓒ스트레이트뉴스
시진핑 주석에 이어 연설 중인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자료:USnews) ⓒ스트레이트뉴스

시진핑 주석에 이어 연설에 나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가난한 나라의 건설과 개발 프로젝트에 중국이 자금을 지원하는 일대일로에 유혹당하지 말라”고 경고한 후, “중국이 제공하는 차관은 모호하다. 불명확한 대출에는 끈이 달려 있고, 엄격한 부채가 쌓인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소규모 국가들을 ‘옥죄는 벨트’이자 ‘일방적인 (중국의) 길’”이라며 조롱했다.

이어 소규모 국가 정상들을 향해 “(일대일로) 대신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우리 파트너 국가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도 않고, 강압이나 부패 또는 각국의 독립과도 타협하지 않는 미국과 함께하기”를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이 일대일로 대신 함께하기를 제안한 것은, 미국이 최근 일대일로에 맞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인프라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인도ㆍ태평양전략’을 말한다.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등이 이 전략에 동조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은 오늘(18일) 파푸아뉴기니의 전력을 증강하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파푸아뉴기니 인구 중 고작 13%만이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비율을 70%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다.

AFP통신은 “미국이 이 프로젝트를 들고 나선 이유는, 시진핑 주석이 이번 APEC 정상회의에 타국 정상들보다 먼저 도착해 수도 포트 모즈비에 학교와 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APEC 참석 차 포트 모즈비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2018.11.15)(자료:Guardian/AFP) ⓒ스트레이트뉴스
APEC 참석 차 포트 모즈비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2018.11.15)(자료:Guardian/AFP) ⓒ스트레이트뉴스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신경전은 연설 이후에도 계속됐다. 포토타임 때 피터 오닐 파푸아뉴기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나란히 선 모습을 보던 펜스 부통령이 퇴장해 버렸던 것.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을 해소할 수 있는 어떠한 실마리도 제시되지 않았다. 1993년 제1차 회의 이후 APEC 25년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성명도 채택하지 못했다. 오히려 역내 정상들과 비즈니스 지도자들의 우려만 증폭시켰을 뿐이다.

그러나 토요일 저녁 갈라 만찬에 참석한 펜스 부통령은 “이번 회의 기간 동안 시진핑 주석과 두 번의 만남을 가졌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될 G20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만나 해결책을 제시할 여지를 남겨뒀다.

한편, APEC 정상회의가 열린 포트 모즈비는 악명 높은 범죄로 유명한데, 수백 명의 경찰과 군 병력이 수시로 거리를 순찰하는 바람에 도시 전체가 거의 폐쇄됐고, 각국 대표단과 해외 언론들은 호텔 객실이 부족해 파푸아뉴기니 정부가 제공한 유람선에 투숙했다.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만일의 사태로부터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람선 바로 인근에 전함까지 주둔시켰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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