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이슈부터 중국 양회까지 불확실성 포진
캐나다·멕시코와 타협 여부 주목..."감경 조치 기대"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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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하며 경제 전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경제 지표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경제 상황과 국내외 요인에 따라 상당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원/달러 환율은 2023년 말 대비 14.32%(184.5원) 상승한 1472.50원을 기록하며 우려를 자아냈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61.8원) 대비 7.3원 내린 1454.50원에 마감했다. 연말 대비 약 1.2% 감소한 수준이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 흐름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최근 기준금리를 종전 대비 0.25%포인트(p) 인하했다. 하지만 이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된다.

현재 한국은행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는 각각 2.75% 4.50%(상단기준)다. 이에 따른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는 1.75%p다. 이는 투자자들이 더 높은 수익을 찾아 미국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을 내포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이탈은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에도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러한 조치는 글로벌 무역 긴장을 고조시키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제공.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당분간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이번 주 원/달러 환율 고점을 1470원대까지 예상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예고된 관세와 중국에 대한 10% 추가 관세 강행 여부가 핵심 변수”라며 “타협 여지가 보이면 시장이 안도하겠지만 중국 양회의 경기 부양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경우 환율이 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중국에도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무역분쟁 우려 일부 완화와 달러 약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1460원 부근부터 수출업체의 네고(환전) 물량이 유입되면서 환율 하락 폭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 지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3으로 시장 예상치(50.7)를 하회했다. 이러한 경제 지표 부진은 미국 경제의 역성장 우려를 자극하며 달러 강세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정치협상회의)도 원/달러 환율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위재현 연구원은 “지정학적 요인에 따라 달러 강세가 예상되지만 유럽의 국방비 및 인프라 투자 확대 움직임이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양회에서 발표될 경제 정책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하며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국민소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국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6624달러로 전년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원화 기준으로는 5.7% 증가했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해 달러 기준 소득 증가율은 미미했다.

반대로 관세 이슈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범위를 1440~1470원으로 전망한다”며 “미국 관세 이슈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하락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된 25% 관세에 대해 일부 경감 조치가 있을 수도 있다”고 발언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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