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의 이사 선임 구조를 개편하는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과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표결 처리됐다. 양곡관리법과 농안법은 여야 합의로 무난히 의결했고, 고교 무상교육 및 항공안전 관련 법안도 함께 처리됐다.

방송법 개정안은 KBS 이사 선임 권한을 여야와 시청자위원회 등에 분산하고,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도입해 사장 선임 과정을 복수 후보 평가 방식으로 바꾸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은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 선임 과정에 외부 추천을 반영하고, 사장 선임 시 외부 평가와 이사회 소위원회를 통한 심사 절차를 명시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은 EBS 이사를 독립적 추천기구가 선임하도록 하고, 다양한 사회적 배경이 반영되도록 구성 기준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라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정치권력이 공영방송 이사회를 장악하려는 시도라며 반발했다. 

처리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숙려기간 미준수와 토론 부재, 절차적 정당성 등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이춘석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같은 날 통과된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간접고용·하도급 노동자에게도 원청과의 교섭권을 부여하며,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노동자에게 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양곡관리법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 개정안은 여야 이견없 합의 처리됐다. 

양곡관리법은 국내 쌀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해 일정 기준 이상일 경우, 정부가 초과분을 의무 매입하도록 규정했다. 

농안법은 쌀을 포함한 주요 농수산물 가격이 기준가격보다 낮아질 경우 정부가 그 차액 일부를 보전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법안은 지난달 본회의를 통과한 농어업재해대책법과 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과 함께 '농업 4법'으로 묶이며, 모두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된 바 있다.

이 밖에 고교 무상교육을 위한 국비 지원 기한을 2027년까지 3년 연장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도 처리됐다. 현행 제도는 고교 무상교육 예산을 한시적으로 지원하고 있었으며, 이번 개정을 통해 안정적 재정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등 항공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마련된 공항시설법 개정안도 함께 통과됐다. 개정안은 공항시설·비행장시설·항행안전시설 설치 기준을 대통령령에서 법률로 격상하고,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날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들은 오는 4일 임시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