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만나서 결제' 급증…소상공인엔 배달비·포장수수료 부담 전가
김원이 "정부 정책 혜택 본 배달앱, 영세 자영업자 우대해야"

배달의민족 앱. 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앱. 우아한형제들. 

소비쿠폰 시행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본 배달앱이 소상공인과의 상생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은 17일 이처럼 정부 정책 혜택을 활용해 수수료 수익만 늘리는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 7월 21일부터 지급된 1차 소비쿠폰은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온라인쇼핑몰이나 배달앱 등 전자상거래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다만 배달앱 주문 후 매장 단말기를 통한 '만나서 결제'는 예외적으로 소비쿠폰 사용이 가능하다. 배달의민족(배민)은 이를 활용해 앱 메인화면에 소비쿠폰 카테고리를 노출하고 홍보에 나섰다.

김 의원에 따르면 배민 '만나서 결제'가 가능한 가게는 약 20만 곳이다. 이 서비스의 중개수수료는 6.8%로, 3만원 결제 시 배민이 2,040원을 가져가는 구조다. 만약 20만 곳에서 3만원씩 소비쿠폰 결제가 이뤄진다면 배민은 4억원 이상의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실제로 소비쿠폰 발급 직후인 7월 22~27일 사이 '만나서 결제' 주문 건수는 지급 전주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보도됐다.

우아한형제들은 김 의원에게 보낸 답변서를 통해 "소비쿠폰 시행 이후 만나서 결제 건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다만 배민 측은 "실제 소비쿠폰 결제가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배달의민족 및 쿠팡이츠 중개 수수료 현황. 김원이 의원실. 
배달의민족 및 쿠팡이츠 중개 수수료 현황. 김원이 의원실. 

문제는 소상공인에게 전가되는 비용 구조다. 배달앱 점주들은 최대 7.8%의 중개수수료 외에도 건당 1,900~3,400원의 배달비를 부담하고, 별도의 광고비도 지출한다. 특히 배민은 올해 4월부터 포장 서비스에도 6.8% 수수료를 부과해 소상공인들의 불만을 키웠다.

김 의원은 "정부의 정책으로 혜택을 본 배달앱이 상생은커녕 가게 경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포장서비스에도 영세 소상공인 우대 수수료율(2%)을 적용하고, 배달비를 점주에게 과도하게 전가시키지 않는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은 최근 배달앱의 서비스 이용료에 대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한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책정하고, 일정 규모 이하 영세 사업자에 대해 우대 이용료를 적용하도록 하는 소상공인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스트레이트뉴스 설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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