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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결국 집으로…금융 개혁 '시계 제로'
김기식 결국 집으로…금융 개혁 '시계 제로'
  • 김현진 기자 (straightnews@gmail.com)
  • 승인 2018.0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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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만에 2명 낙마…금융감독원 일손 놓아
인사 검증 실패한 청와대 책임론 불거질 듯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한 달도 안 돼 2명의 수장이 불명예스러운 일로 자진 사퇴하면서 '금융 검찰'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권위가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모습이다.

김 원장은 16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더좋은미래 셀프 후원' 논란에 대해 위법 판단을 내린 직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선관위 결정을 존중해 즉각 임명권자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청와대는 김 원장의 사의 표명 직후 바로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문제인 대통령이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임을 알렸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앙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 문 대통령은 중앙선관위 판단 직후 사의를 표명한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17일 김 원장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달 최흥식 전 원장이 하나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당시 재임 기간 6개월로 최단 기록을 경신하며 조기 사퇴해 체면을 한 번 구겼다. '금융권 저승사자'로 불리며 강력한 금융 개혁을 예고했던 김 원장까지 위법 판정으로 물러나면서 이보다 훨씬 짧은 2주 만에 물러나 역대 최단기 퇴진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최 전 원장 이후 또다시 유광열 수석부원장 대행 체제로 운영될 예정이다. 선관위의 위법 결정 조짐이 감지되자 거듭된 수장의 '불행'에 금감원 내부는 침통한 분위기를 숨기지 못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두 번이나 연속해서 이런 일이 일어나 망연자실한 상태"라며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금감원의 막막한 심경을 대변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장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에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기관의 생사여탈권을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점을 볼 때, 금감원장의 자격 요건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인사청문회 제도는 도입 초기 국회 동의가 필요한 17명을 대상으로 했다. 현재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철저한 인사검증을 위해 모든 국무위원과 방송통신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등 63개 직위에 대해 실시하고 있다.

금감원장은 법률에 따라 금융위 의결, 금융위원장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때 국회를 중심으로 금감원장을 포함한 차관급 인사까지 청문회를 확대하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국가공무원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민간인 신분이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빠졌다.

하지만 금감원이 국회 국정감사를 받고 예산도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 사용하는 등 사실상 공공기관처럼 운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수장이 '민간인'이라 청문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자산규모상위 10개 대형저축은행 CEO 간담회를 마친 후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김 금감원장은 선관위의 위법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뉴시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열린 자산규모상위 10개 대형저축은행 CEO 간담회를 마친 후 간담회장을 나서고 있다. 이날 김 금감원장은 선관위의 위법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다/ 뉴시스

실제 야권에서는 '김기식 사태'를 계기로 금감원장을 인사청문회 대상자로 만들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소속 심재철 국회 부의장은 이날 금감원장에 대해서도 인사청문회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김기식 방지법'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금감원의 원장에 대해서도 국회 인사청문을 실시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추가했다. '국회법'과 '인사청문회법'도 개정해 인사청문 대상자에 금감원장을 포함하는 내용도 담았다.

최경환 평화당 대변인은 "금융검찰로 불리며 금융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감원장을 국회 인사 청문 대상에 포함시켜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며 "금감원은 민간기구지만 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당연직 금융위원이다. 뛰어난 공정성과 전문성,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라고 금감원장의 청문회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원장의 연이은 낙마로 금감원장에 대한 검증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금융감독 수장 공백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보인 '금융 개혁'도 당분간 표류하지 않겠느냐는 비관적인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당초 문 대통령은 대표적 재벌개혁파이자 '친문 실세'로 분류되는 김 원장을 임명, 땅에 떨어진 금융감독 수장의 위신을 높이고 '금융 적폐 청산'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김 원장은 참여연대를 창립하고 2012년 비례대표로 제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정무위에서 날선 지적으로 금융당국과 금융기관을 쥐락펴락해 '저격수'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개혁적인 인사로 금융 개혁에는 '제격'이란 평을 받았다.

하지만 그랬던 김 원장조차 불명예스럽게 물러나면서 문재인 정부의 금융 개혁 작업 자체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정수석실은 김 원장이 임명된 후에도 의원 시절 해외 출장과 후원금 논란에 재검증을 벌였다. 김 원장을 임명하기 전, 임명한 후에도 여러 차례 검증을 했지만 사퇴 압박은 거세졌다.

급기야 청와대는 지난 12일 중앙선관위에 김 원장 위법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질의서까지 보냈다. 이튿날인 지난 13일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서면 메시지를 내며 위법 행위가 하나라도 나올 시 김 원장을 사임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가 '중앙선관위 판단 의뢰' 카드를 통해 김 원장의 임명 정당성을 얻으려 한다는 분석, 김 원장을 해임하기 위한 명분쌓기 포석이란 평가 등이 무성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김 원장 사의 표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책임론 관련 "처음에 문제가 됐던 해외출장건은 민정수석실에서 검증을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전히 적법하다고 보는 것"이라며 "후원금 문제는 선관위의 판단을 고려했다. 이 부분은 선관위 판단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은 후원금 문제를 인지 못했느냐. 선관위 판단을 떠나 미리 검증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는 물음에 "후원금 부분에 대해서는 민정 쪽에서 검증 당시 내용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왜 민정에서 후원금에 대해 결과 내용을 갖고 있지 않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파악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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