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무기혁명' 촉발...세계적 우려 증폭

국내 최대 과학기술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킬러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영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 등장하는 ‘킬러 로봇’ / 뉴시스
영화 ‘터미네이터: 제네시스’에 등장하는 ‘킬러 로봇’ / 뉴시스

5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50명이 넘는 세계 로봇 전문가들이 카이스트에 문을 연 '국방 인공지능(AI) 융합연구센터'와의 연구를 보이콧했다.

로봇 전문가들은 다음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차원의 자율살상무기( lethal autonomous weapons) 관련 논의를 앞두고 이날 카이스트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연구센터가 AI 기술을 이용한 '킬러 로봇' 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이유다.

학자들은 공개 서한을 통해 자율살상무기를 억제하는 유엔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고 각국의 선제적 금지 움직임도 활발한 상황에서 카이스트의 이번 시도가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자동화 무기 등 킬러로봇을 국제협약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5년 영국 정부는 이미 규제론에 반대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미국 국방부 역시 전쟁에 투입할 수있는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카이스트가 인간의 통제력이 결여된 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확신을 줄 때까지 모든 협력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토비 월시 뉴사우스웨일스대 AI 담당 교수는 "우리는 아무도 원치 않는 군비 경쟁에 갇혀 있다"며 "카이스트의 움직임은 무기 경쟁만 가속화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성명을 통해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카이스트는 킬러 로봇을 개발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KAIST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무기개발 시스템에서는 대학이 무기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며 "연구센터의 설립 목적은 살상용 무기 또는 공격용 무기개발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센터는 방위산업 관련 물류시스템, 무인 항법, 지능형 항공훈련 시스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개발이 목표"라며 "개소식에서도 국방 인공지능 융합과제 발굴, 연구 및 기술자문, 연구인력 상호교류 및 교육 등을 통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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